"코스트코 벽 못넘고" 토종 회원제 할인점 '롯데 빅마켓', 오픈형 전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20.02.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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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켓 실험, 6년째 신규출점 못해 실적도 위기..비회원제 창고형 매장 '마켓D'도 속도 조절

/사진제공=롯데빅마켓 홈페이지/사진제공=롯데빅마켓 홈페이지


'코스트코 대항마'로 불려온 토종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롯데 빅마켓(Vic market)이 오는 6월부터 오픈형 매장으로 변경한다. 롯데쇼핑 점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롯데쇼핑 (69,700원 0.00%)에 따르면 롯데 빅마켓은 오는 5월까지만 유료 회원제 매장으로 운영하고, 6월 1일부터 고객 누구나 구매가 가능한 오픈형 매장으로 전환한다.



원래 롯데 빅마켓 연회비는 일반 개인회원 3만5000원, 사업자 회원 3만원이다.

기존 회원에 대해서는 오는 5월까지는 기존 방식처럼 환불해주고 6월부터는 회원비 잔여 금액을 전액 환불해 주기로 했다.



앞서 2005년 롯데쇼핑(롯데마트)은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에 맞서 거의 비슷한 콘셉트의 매장인 '빅마켓'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마트 (63,600원 ▲600 +0.95%) 트레이더스'나 '홈플러스 스페셜'의 경우 창고형 매장이지만 비회원제여서 상황에 차이가 있다.

코스트코와 빅마켓은 회비를 받아 극도로 적은 마진을 메꾸는 수익구조라, 유료 회원 모객이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 빅마켓 일부 점포의 경우 일반 롯데마트와 거의 같은 상권에서 비효율적 중복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트코 양평점과 1km 반경 안에 있는 빅마켓 영등포점과 롯데마트 양평점이 대표적이다.

때문에 지난 13일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 30%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빅마켓이 마트 매장 가운데 우선 순위 후보로 수술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높았다.

실제 이는 매장수 확대 움직임에서도 차이난다. 빅마켓은 2012년부터 2년간 5개 점포(△금천점 △도봉점 △신영통점 △영등포점 △킨텍스점)를 연 이후 6년째 신규 점포가 없었다. 5개 중 킨텍스점을 뺀 4개 매장이 일반 롯데마트에서 전환했었다.

반면 코스트코는 국내에서 연간 매출이 4조원을 돌파했고, 현재 15곳까지 매장을 늘렸다. 인천 청라, 서울 고척동 등지에서도 공격적 출점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롯데마트는 비회원제로 운영하는 숍인숍 창고형 할인마트 '마켓D'도 1호점 수원점(2018년) 이후 출점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당초 올해까지 매장을 15개로 늘리겠다는 목표였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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