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부족한데…" 비판여론에 '中지원 250만달러' 국제기구통해 지원

머니투데이 권다희 김상준 기자 2020.02.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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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외교부, 2월초부터 총 4차례 마스크 등 60억원어치 중국 지원

"우리도 부족한데…" 비판여론에 '中지원 250만달러' 국제기구통해 지원


정부가 중국에 지원하려던 50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중 절반인 250만달러는 국제기구를 통해 간접 지원한다.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 물품의 국내 수급 조차 빠듯해지자 지원 방식을 바꾼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500만달러 중 250만달러를 집행했고 나머지 약속한 금액의 반 정도는 국제기구를 통해 조달하는 걸로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라텍스 장갑 등 중국에 보내기로 한 물품을 구하는 게 국내에서도 어려워지는 등 최근 상황이 급변한데 따른 것이다. 국내 수급에 영향을 주면서까지 중국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게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이 당국자는 "국제기구 조달은 해외시장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라 국내엔 영향을 안 줄 것"이라며 "이행 과정에서, 국내 방역에 영향 주지 않는 방향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국제기구에 현금으로 지원을 하면, 국제기구가 해외 시장에서 조달을 하는 것"이라며 "어떤 물건을 조달할 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그 국제기구가 중국 정부랑 협의해서 조달하게 될 것"이라 부연했다.

현재 정부는 250만달러를 맡길 국제기구를 검토 중인데, 유니세프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지난주 후반부터 국제기구를 접촉해 알아봤고 지금은 국제기구를 선정하는 단계"라며 "이런 인도적 지원 물품을 많이 갖고 있는 곳이 유니세프라 유니세프를 통해 될 가능성 높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 요청을 감안해 총 5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약 250만달러는 물품을 수송했거나 수송할 물품을 구비해 놓은 상황이다. 이 당국자는 "정부차원에서 약속이 된 것"이라며 250만달러 규모의 지원은 이행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중국에 구호 물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라텍스 장갑 13만3000장, 마스크 3만개 등 총 60억원 규모다.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이날 외교부로부터 받은 '대(對)중국 코로나 구호물품 발송 내역 및 계획 일지'를 보면 지난 4일 정부는 중국 충칭시에 마스크·방호복·보호경·라텍스 장갑 각각 3만개와 손 세정제 2400개를 지원했다.

지난 14일엔 안후이성·저장성·장쑤성·샹하이시에 라텍스 장갑 5만장, 분무형 소독기 600대, 담요 2000장, 발전기 5대, 식수정화제 4박스를 지원했고 17일엔 허베이성·톈진직할시·신장위구르에 라텍스 장갑 2만장, 분무형 소독기 400대를 보냈다. 27일엔 랴오닝성·지린성에 라텍스 장갑 1만8000장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해외긴급구호법에 의거해 해외재난 피해국인 중국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다"며 "실제 지원은 중국 정부 및 현지 적십자사를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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