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진단, 신천지는 무료, 아니면 17만원…대구는 지옥"…시민의 오열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0.02.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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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자신을 대구에 산다고 밝힌 한 시민이 대구를 '지옥'에 비교하며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병상 부족과 진단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하루만에 4만8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신을 세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청원자는 글을 올린 당일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폐렴 진단 직후 지병이 있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입원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신천지와 해외여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폐렴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할 수 없는 상태라 내일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와야 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집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수요일부터 기침과 미열이 있어 자가격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대구 지역 선별진료소를 검색했지만 연락이 닿질 않다가 39도가 넘는 고열에 119구급차를 타고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청원자는 "당뇨와 혈압이 있다고 응급치료를 해달라고 했지만 열이 있어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보건소에 연락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부탁했지만 "아픈 것은 본인 잘못 아니냐"는 말이 돌아와 화가 났다고 적었다.


청원자는 "사망한 뒤에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오면 저의 인생과 우리 가족의 생명은 누가 지켜주냐"고 울면서 얘기하고 나서야 보건소 직원도 울며 사과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청원자는 "지금 대구는 정말 지옥"이라며 코로나19 검사비 문제를 지적했다. 선별진료소에 가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 부담 17만5000원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본인 부담으로17만5000원을 부담해 검사를 받아야 하고 양성이 나오면 급여로 바꿔서 환불해 준다고 한다"며 "돈 없는 노인들은 진료비 17만5000원 내라고 하니 거의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구의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환자들은 집에 자가격리하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저는 보건소에서 알려준 매뉴얼 대로 5일을 행동하다 이 지경까지 왔다"며 "대구를 특별재난지역이라고 선포해놓고 아무런 조치도 (내리지 않고), 마스크 하나 못 사는 이런 상태에서 대구 지역주민들은 정말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27일 오후 1시 기준 해당 게시글의 청원 동의는 4만8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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