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추경)은 피해업종을 대상으로 ‘핀셋 지원’ 해야 하며, 통화당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 사진제공=대한상의
이 원장은 “메르스 때에는 중국이 거의 타격을 안 받아서 한국 수출에 차질이 없었고 관광객이 줄어드는 수준이었다”며 “지금은 개인과 기업 모두 어렵기 때문에 메르스 때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은 “냉정히 볼 때 코로나19는 한동안 확산될 것 같다”며 “세계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 만일 한국에서 국면이 진정돼도 세계경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0~1%대로 떨어질 수도”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사진제공=연세대학교 제공
이 시각 인기 뉴스
성태윤 교수는 “현재 상태로 봐선 감염 확산 통제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코로나19 확산 통제가 안 되면 성장률은 0%대로도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올해 성장률은 1%대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2.4%)와는 차이가 크다.
그는 “정부 전망치 2.4% 달성은 원래부터 어려웠다. 전망이라기보다 목표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연간 1%대로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고, 코로나19 때문에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근 원장은 코로나19 확산이 1~2개월 사이 종료되면 성장률 하락은 0.1~0.2%포인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만일 사태가 더 길어진다면 성장률 하락폭은 이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사진=한국경제연구원
추 실장은 “3월 초·중순까지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잡히면 성장률 하락은 0.2%포인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이보다 더 오래 확산되면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관광·수출 직접 타격...“핀셋 추경, 금리인하 필요”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중국지역전략팀 선임연구위원/사진=KIEP
양 연구위원은 “중국 대상 수출은 소비재보다는 중간재 부문에 영향이 클 것”이라며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 특히 중소·중견기업을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은 피해업종에 집중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은행이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여럿 제시됐다.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 / 사진제공=뉴시스
추광호 실장은 “코로나19로 당장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며 “추경이 불가피해보이지만 정말 필요한 부분에만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정부 대책으로 거론되는 소비쿠폰은 다른 나라에서 시행한 경험이 있을텐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를 따져보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태윤 교수는 “경기 상황만 보면 기준금리를 낮춰도 놀랍지 않다”며 “다만 코로나19 때문이라면 설득력이 없다. 부동산, 외환시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근 원장은 “추경의 경제회복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어떤 부분에 반영하느냐 따라 결정된다”며 “꼭 필요한 경제회복, 민생안정에 추경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