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얼린 세계 증시...IPO도 가시밭길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2.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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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권거래소 앞/사진=AFP홍콩 증권거래소 앞/사진=AFP


‘코로나19’가 미칠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주요 증권시장 진입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최근 홍콩과 뉴욕 증권거래소와 감독기관이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기업들에 코로나19가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는 IPO 자체를 미루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생길 수 있는 기업 가치 급락과 투자 실패 등으로부터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윌슨 초우 PwC 글로벌 담당자는 “규제 당국은 투자자 이익을 보호해야 해서 검토에 더욱 신중해졌다”면서 “코로나19 발발이 IPO 후보 기업들의 전망을 악화시킬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자본시장 활동성은 1월에 22개 기업이 IPO를 통해 11억 달러(1조1000억 원)를 끌어들이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102% 증가했으나 이번 달 들어 둔화했다.



길버트 리 글로벌로펌 링카스터 홍콩파트너에 따르면 규제 당국이 집중하는 부분은 신청기업이 ‘가치체인(제품 창출 수행하는 기업 소속 직원 그룹)’ 중단을 겪었는지와 중국 춘제 이후 정상적으로 사업 재개를 할 능력이 있었는지다.

IPO를 신청한 제조 기업의 경우 부품 등 자재 부족과 수요 감소 등에 대처할 비상 계획이 있는지도 증명해야 한다.

뉴욕 증권거래소 내 트레이더들/사진=AFP뉴욕 증권거래소 내 트레이더들/사진=AFP
미국 증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칼라일은 최근 독일 특수화학물질 제조업체 아토텍의 IPO를 미뤘다. 코로나19 우려가 투자자들의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에서다.


이 밖에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회사 시버 등도 올해 미국 시장 IPO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데이터 제공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1조219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수치다. 6년 만에 최저치다.

마이클 휴슨 CMC마켓 수석시장분석가는 “왜 기업들이 지금 시장으로 쓸려 들어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건 위험한 식욕과 비슷하다.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기꺼이 떠안으려는 듯 보이면서도 위험을 회피할 준비가 돼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많은 중국 도시에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생산과 물류 이동이 중단된 상태다. 14일간 강제 휴무에 들어갔던 중국 내 글로벌 공장들은 작업 재개 허가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태 완화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있다. 데렉 청 홍콩 투자은행 AMTD인터내셔널 책임자는 “1~2달 안에 상황이 나아진다고 가정하면 1분기에 예정됐던 상장이 2분기로 밀리는 정도의 지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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