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서 '폰'으로 번진 코로나 셧다운…'수출 20%' 반도체는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우경희 기자 2020.02.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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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서 '폰'으로 번진 코로나 셧다운…'수출 20%' 반도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기업 생산라인 '셧다운(일시 가동중단)'이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완성차 공장에 이어 휴대폰을 만드는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도 가동을 멈췄다,

인근 구미지역 도레이첨단소재 공장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해 당국이 방역에 나섰다. 2차전지(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업계도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의미다. 직원 간 대규모 감염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수출의 대들보인 반도체 생산라인까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오는 24일 오후부터 사업장을 정상 재가동한다. 확진자가 근무한 층은 25일 오전까지 폐쇄하고 정밀 방역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접촉자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재가동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

주로 내수용 프리미엄 휴대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의 경우 1만개의 부품을 조립하는 생산라인 특성상 공정 중간마다 수작업이 필수다. 제조사 공정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4~5미터 간격으로 직원들이 배치된다. 이 때문에 확진자 발견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구미사업장 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SK하이닉스 (173,200원 ▼400 -0.23%)는 아직 사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당장 조업 중단과 같은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직원들이 장기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 4조3교대(조당 20~30명씩) 근무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

구미사업장 여파는 확산 일로다. 구미시는 이날 코로나19 시내 두 번째 확진자의 동거인이 도레이첨단소재 구미1공장에 다닌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일단 가동중단을 하진 않았지만 긴급 방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레이는 구미 사업장에서 섬유는 물론 디스플레이 소재, 배터리용 분리막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분리막은 일본산 의존이 매우 큰 부품이다. 만약 구미 지역의 생산차질이 가속화되면 차세대 주력 수출품목인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재계가 가장 우려하는 산업분야는 반도체다. 업계는 공장이 자동화된데 대부분의 공정이 클린룸으로 구성된 만큼 상대적으로 방역엔 취약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공장 외 지역에서도 감염 가능성이 높은데다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

다만 반도체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수 시장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 수출에서 반도체가 담당한 비중은 17.3%(939억40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대(對)중국 비중은 삼성전자가 16%, SK하이닉스는 50%에 달한다.

한편 완성차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서 다소 벗어나는 분위기다. 중국산 부품 부족으로 휴업을 반복하던 현대차 (241,000원 ▼8,000 -3.21%) 울산 공장과 기아차 (113,900원 ▼5,700 -4.77%) 경기 소하리·광주공장 대부분이 24일을 전후해 정상 가동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중국 현지 상황을 안심하긴 이르다.

재계 관계자는 "현지 부품업체들의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다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어 당분간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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