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천지發 팬데믹 공포…정부 위기경보 '심각' 상향 검토(종합)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김근희 기자, 김영상 기자 2020.02.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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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달-지역감염 새국면]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신천지 동대문교회에서 동대문구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0.   myjs@newsis.com[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신천지 동대문교회에서 동대문구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02.20. [email protected]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20일 오전 9시 기준 82명으로 폭증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49명의 환자가 속출했다.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초기 단계라고 판단했지만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환자들에 이어 집단발병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팬데믹(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환자는 전날 46명에서 36명이 추가됐다. 35명은 대구·경북지역에서, 1명은 서울에서 나왔다. 대구·경북지역 35명 중 28명은 31번 환자가 다닌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경북 청도 대남병원, 5명은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구체적인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31번 환자가 이달 초 청도 지역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은 대남병원 환자 2명과 연계된 감염원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대남병원에는 코로나19 증상을 보인 사람이 더 있다. 당국은 대남병원과 신천지교회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찾고 있다. 당초 31번 환자가 ‘슈퍼 전파자’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당국은 31번 환자도 2차 감염자라는데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31번 환자를 포함 총 38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슈퍼 전파지’가 됐다. 일본 크루즈선 사례처럼 교회라는 밀폐된 공간이 ‘코로나19 배양접시’ 역할을 하면서 더 많은 신도들을 감염시켰을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보건당국은 31번 환자와 함께 예배한 1001명을 자가격리했다. 전체 8000여명의 신도 명단도 받아 증상 여부를 살피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사례는 집단노출로 인한 집단발병”이라며 “첫 지표환자가 누구였는지 어떤 노출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추가로 발생한 56번 환자는 폐렴 증상으로 지역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거쳐 19일 확진됐다. 지난달 말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은 앞서 같은 복지관을 방문한 29번 환자와 연관성을 파악 중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대구의 경우 그동안의 사례에 비해 전파력이 높아 향후 환자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구지역 의료자원이 부족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의료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해외에서 유입되던 코로나19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라며 “지역사회 전파에 대처하는 종합 대응방안을 내일(21일) 확대 중수본 회의에서 논의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역사회 확산 양상을 지켜본 뒤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김 차관은 “제한적 지역전파가 이뤄지고 있어 지금 단계를 유지하는 것이 맞다. 질환의 위험도와 지역사회 발생양상 등을 종합 판단해 격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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