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IB가 사는 법, 한발 더 앞에서부터 뒤까지 챙긴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2.21 05:00
글자크기

[인터뷰] 최성순 KTB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최성순 KTB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상무) / 사진제공=KTB투자증권최성순 KTB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상무) / 사진제공=KTB투자증권


최근 수년간 증권사 IB(투자은행) 부문의 수익을 크게 끌어올린 부동산 분야는 대개 토지매입과 시공사 선정 등 개발계획이 모두 잡힌 이후 자금조달 단계에서 참여하는 게 보통이다. 증권사들이 너도나도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면서 이 부분에서의 마진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대형 증권사들은 여전히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5800억원이 채 안되는, 국내에 등록된 증권사 중 자기자본 순위로 22위에 불과한 중견 증권사다. 그럼에도 부동산 IB부문에서 선 굵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착공된 16만4500여㎡(약 5만평) 규모의 인천항복합물류센터(IMCD)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KTB투자증권이 계획 단계에서부터 엑시트(수익실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관한 점이 특징이다.



최성순 KTB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상무)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준공 후 매각에 이르는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3년 가량이 소요되는 사업"이라며 "대형 증권사들이 주로 금융주선 등 전체 사업의 뒷 단계에 참여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반면 이번 사업은 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토탈 케어'(Total Care) 방식으로 KTB증권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본부는 지난해 지역에서 이슈가 됐던 광주 농성동 초고급 주상복합단지 사업, 2018년 충주기업도시 오피스텔 개발사업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방이라는 이유로 투자금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자칫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던 사업이라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KTB투자증권은 광주 주상복합단지 사업에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크게 비싼 수준이었음에도 과거 대통령 별장 또는 전남도지사 관저 터로 쓰이던 명당 자리로 유명했다는 점 등을 내세워 미분양 우려를 해소함으로써 성공적으로 투자자들을 모집,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데 기여했다. 충주 오피스텔 개발사업에서도 한국토지신탁의 매입확약을 이끌어내면서 안정성을 대폭 높여 '지방 사업'이라는 이유로 주저하던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도록 했다.

인천항 물류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전에도 KTB투자증권은 아파트나 오피스 등 다수 부동산 사업이 성료되는 데 기여한 경험이 많았다. 홈플러스 안성물류센터 등을 매입해 리츠(부동산투자신탁)나 펀드 등을 통해 재매각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KTB투자증권은 아예 토지매입에서부터 이후 개발 및 매각까지 통으로 자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항 복합물류센터는 현재 KB부동산신탁이 준공 후 매입하기로 약정이 된 상태다. 기존에도 KTB투자증권은 리츠나 운용사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다수 사업을 주관한 바 있다.

최 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증권업계의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규제 강화 등 조치를 내놓은 데 대해 "부동산 사업의 일부 위축이 불가피하겠지만 실물 자산 인수나 리츠·펀드를 활용한 부동산 기초자산 상품의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며 "개발과 실물인수 및 매각 양쪽에서 모두 강점이 있는 하우스는 많지 않다. 중형 증권사로서의 부동산 IB모델을 올해도 계속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