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지어'를 벗어라, 잠을 푹 자려면

머니투데이 임지우 인턴기자 2020.02.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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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쏙쏙] '노브라'가 건강에 주는 이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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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지어'를 벗어라, 잠을 푹 자려면
#대학생 김 모씨(25)는 생전 처음으로 브래지어를 착용했던 13살의 어느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몸통 한가운데 고무줄을 끼우고, 가슴 위를 두꺼운 천으로 덮은 듯한 느낌에 하루종일 몸이 불편했고, 집에 오자마자 브래지어를 벗어던졌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당연히 하는 것"이라는 어른들의 가르침에 의문을 품기엔 어린 나이였고, 그렇게 브래지어에 적응한 채로 10년이 넘게 지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일상적인 압박감이 몸에 좋을 리는 없다"는 의문이 커졌다.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1차적인 목적은 건강이 아닌 미용이다. 남성과 달리 튀어나온 여성의 가슴 모양이 옷 밖으로 그대로 드러나지 않도록 매끄럽게 모양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순전히 '건강'을 목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노브라'의 이점이 훨씬 큰 것이 사실이다.



하루종일 '노브라' 했을 때, 수면유도 '멜라토닌' 2배 분비된다
'노브라'는 불면증 탈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노브라'는 불면증 탈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노브라'의 여러 건강상 이점 중 하나는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나라 여자대학교의 환경보건학과 연구팀의 200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18세에서 23세 여성 10명에게서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날 밤의 평균적인 침 내 멜라토닌 수치가 115.2pg/mL로, 착용한 날의 수치(51.3pg/mL)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에 수면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호르몬 중 하나이다.



연구팀은 브래지어 착용으로 인한 피부 압박이 우리 몸의 생체 리듬에 영향을 줘 이같은 결과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수면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인 체온 역시 브래지어를 착용한 날 현저히 높게 측정됐다. 우리 몸은 하루 중 밤에 가장 체온이 낮아지면서 잠들 준비를 하는데, 대부분의 불면증 환자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밤에 체온이 높아 잠들기가 잠들기가 어렵다.

브래지어하면 유방암 발생율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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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지어를 둘러싼 또 다른 화두는 브래지어와 유방암 간의 상관관계다.


1995년 미국의 시드니 로즈 싱거 응용의료인류학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브래지어 착용이 유방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브래지어가 가슴 부위의 림프액과 혈액의 순환을 방해해 체내 독소 배출을 어렵게 함으로써 유방암의 발생률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유방암 환자와 건강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 브래지어를 24시간 내내 착용하는 여성이 전혀 착용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 확률이 125배나 높다고 썼다.

하지만 싱거 박사의 통계는 통제된 실험 상황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여성들의 비만률 등의 다른 요인들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라는 반박도 존재한다.

이에 싱거 박사는 "브래지어가 유방암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유방암 환자 중 70%는 정확한 원인을 모르며 우리는 그 원인에 브래지어가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브래지어가 반드시 유방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모세혈관 촬영 결과 브래지어 착용 시 혈류 흐름이 30% 정도 감소하고 림프가 흐르는 겨드랑이 부분에도 압박이 가해지는 걸로 드러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같은 림프, 혈액 순환 장애는 소화 불량, 변비, 부종 등의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브래지어 착용은 피부에도 좋을 것이 없다. 브래지어의 후크와 길이 조절 장치 등은 쇠와 플라스틱 재질로, 하루종일 피부에 닿으면 민감한 피부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브래지어가 압박하는 부분에 땀과 이물질이 고여 여드름과 트러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브래지어 착용, 장단점 있어…자신의 몸에 맞는 선택해야
모든 여성들에게 반드시 '노브라'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평생 착용해 익숙해진 브래지어를 벗는 것이 오히려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모든 개인들이 자신의 몸과 상황에 맞게 브래지어의 착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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