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80번 환자'로 알려진 고(故) 김모 씨의 부인 배모 씨가 정부와 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친 배씨 측 변호인 이정일 변호사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심재)는 18일 메르스 '80번 환자' A씨의 유족이 정부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 병원을 상대로 낸 총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가 원고들에게 총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 병원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유족 측 변호인은 "오늘 재판부 판단은 병원들의 경우 (80번 환자에 대해) 특이 질환이 겹친 상황에서 의료진들은 부득이한 치료 방법을 선택했고, 그런 선택엔 과실이 없다는 판단 같다"면서 "이번 결과에 대해선 국가 청구 부분 중 받아들여진 위자료 액수가 적다는 점도 아쉽다"는 소회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5월27일 림프종 암 추적 관찰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A씨는 당시 같은 병원에 있던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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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6월7일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이후 같은 해 10월1일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격리해제조치로 가족에게 돌아왔다가 열흘 뒤 다시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하지만 A씨는 같은 해 11월25일 병실에서 숨졌다. 격리 상태에서 기저질환이었던 림프종 암을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유족 측은 밀접접촉자 범위를 좁게 설정한 정부의 메르스 대응조치와 부실한 방역조치로 80번 환자가 감염됐다며 2016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