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 출시날인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를 찾은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노트10’ 이후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기종에 대해선 모두 5G 버전을 함께 출시해왔다. 다음달 6일 출시될 ‘갤럭시S 20’ 역시 시리즈 전 기종이 5G 버전으로 나온다. 전작인 ‘갤럭시 폴드’ 역시 LTE·5G 버전을 함께 내놨다. 적어도 국내 프리미엄폰 시장엔 5G 버전만 출시했다. LTE 사용자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그래서 더욱 의외다. 삼성은 왜 ‘Z 플립’ 모델을 LTE 버전으로만 내놨을까.
지난해 ‘갤럭시 폴드’를 통해 폴더블폰의 시장 가능성을 타진했다면, ‘Z 플립’을 통해 대중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처럼 폴더블폰을 새로운 삼성 갤럭시 장르로 굳히겠다는 의지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주 ‘갤럭시 언팩’ 행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공급이 원활치 않겠지만 하반기에는 대중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출고가를 100만원대 중반으로 확정한 것은 소비자들의 가격 심리 저항선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 ‘갤럭시S20’ 최고급 모델인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과 5만원 차이밖에 없다. 얼리어답터라면 충분히 선택의 기로에 설만하다.
그러나 5G 버전을 내놓게 되면 이 가격대를 유지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선보인 삼성의 ‘갤럭시S10 5G(512GB 기준) 모델은 직전 출시된 같은 기종 LTE모델보다 출고가가 25만원 가량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LTE 모델은 5G 모델보다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며 “LTE 모듈만 넣는 것과 LTE에 5G 모듈까지 추가하는 것은 단가부터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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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가지. 기존 '갤럭시S' 시리즈처럼 나라별 이통사별로 LTE와 5G 버전을 병행 출시하는 것이 '대중화 전략'에 보다 유리하지 않을까.
단말기 제조사 입장에선 절대 그렇지 않다. '대중화'를 노린 제품이라 해도 폴더블폰은 이제 막 개화기다. 기존 ‘갤럭시S’ 시리즈만큼 팔리긴 어렵다는 얘기다. 초기 소량 공급 체계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LTE와 5G 두가지 버전을 함께 출시할 경우, 생산비용만 배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5G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본격적으로 지역을 넓히고는 있으나 아직은 LTE를 쓰는 지역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도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