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배달전쟁 제2막…쿠팡·위메프에 롯데까지 나섰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2.16 06:00
글자크기

롯데, 자체 배달앱 '롯데잇츠' 론칭… 배달의민족·요기요에 쿠팡이츠·위메프오까지 배달경쟁 격화

롯데GRS가 브랜드 통합 앱 '롯데잇츠'를 선보였다. (사진제공=롯데GRS)롯데GRS가 브랜드 통합 앱 '롯데잇츠'를 선보였다. (사진제공=롯데GRS)


음식 배달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e커머스 업체들에 이어 '유통·외식 공룡' 롯데까지 뛰어들었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간의 1세대 배달경쟁에 이어 제 2세대 배달전쟁이 열렸단 평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롯데지알에스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TGI 프라이데이스, 빌라드샬롯을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고객 편의성에 중점을 맞춘 브랜드 통합 애플리케이션 '롯데잇츠'(LOTTE EATS)를 론칭했다.



롯데잇츠는 기존 롯데리아만 가능했던 배달 앱을 5개 브랜드로 확대하며 자체 배달 시스템을 강화했다. 주요 기능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메뉴를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홈서비스'(딜리버리)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줄 서지 않고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잇츠오더'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모바일 주문 이용자가 증가하는 만큼 자체 주문 배달 앱으로 다양한 고객 혜택과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롯데지알에스가 배달시스템 강화에 나선 건 앞으로 배달이 '신(新) 먹거리' 산업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배달 매출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점도 이 같은 결단을 내리는 배경이 됐다. 2014년 14.5%였던 롯데리아의 배달 매출 비중은 2015년 15.7%, 2016년 17.3%, 2017년 20.2%, 2018년 25.0%로 매년 상승 중이다.

시장 규모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배달 앱 이용자는 2013년 87만 명에서 지난해 2500만 명으로 늘었고, 배달음식 시장의 규모는 약 20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이유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스타트업끼리 경쟁하던 시대를 넘어 이미 수많은 e커머스가 배달업에 뛰어들었다.


대표적인 게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5월 배달서비스 쿠팡이츠를 출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유치한 막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최근 공격적인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지난 5일 첫 주문 이용자를 대상으로 1만5000원 상당 할인 쿠폰을 배포했고, 같은 날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배달 기사에게 1건 기본 수수료로 최대 1만8000원을 지급했다. 업계 배달 수수료 평균 단가 3000원 대비 6배나 높은 수준이다.

현재 서울 17개구를 포함해 경기도 수지와 기흥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 쿠팡이츠는 올해 배달 가능 지역을 더 늘린다는 포부다. 최근 쿠팡이츠는 GS25와 손을 잡고 편의점 배달 시장에도 진입했다.
/사진제공=위메프오/사진제공=위메프오
e커머스 시장에서 고전하며 사업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는 위메프도 지난해 4월 배달앱 '위메프오'를 론칭했다. 배달업계 사이에서 위메프오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지만, 위메프는 아직 승산이 있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위메프오가 꾸준히 매출 오름세를 타고 있어서다. 위메프는 최소 2년간 중개수수료를 동결하고 광고·입점비 무료 등 자영업자들의 비용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위메프는 위메프오의 1월 2~3주차(6~19일) 배달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배민과 요기요가 99%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만큼 아직까지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후발주자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의 점유율은 아직 1% 수준에 머물러있다.

또 글로벌 강자인 우버이츠가 한국 시장 진출 2년만인 지난해 10월 한국 서비스를 중단하고 포기를 선언할 만큼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라 자칫 e커머스 업계에 이어 배달시장마저 끝없는 치킨게임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역시 배달앱을 냈는데, 배달쪽을 강화하는 건 시대적 필연"이라면서 "배달 부문이 '신먹거리 사업'인 만큼 앞으로 배달강화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