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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건설노조에도 신고는 0건…현장은 속수무책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20.02.1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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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 은평구 지하철3호선 녹번역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최동수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시 은평구 지하철3호선 녹번역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최동수 기자




#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지하철 3호선 녹번역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 차량 위에 달린 대형 확성기에서 "우리 노조원을 고용하라"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귀를 찌르는 소리에 길을 가던 시민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현장 관계자는 "그나마 비가 와서 조용한 것"이라며 "출입구를 막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양대노총의 '노조원 채용 요구' 농성이 해를 지나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양대노총이 갈등해결과 상생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단순 집회·시위를 넘어 공사방해 등 불법행위가 여전히 빈번하다.

집회로 인한 소음공해, 공시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건설사와 조합원, 인근 시민의 몫이다. 집회를 하는 것은 노조의 자유지만 불법행위는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립 7개월된 '노사정 갈등해소센터'…신고는 '0건'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양대노총 건설노조,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노사정이 지난해 7월 '건설산업 노사정 갈등해소센터'를 설립했지만 7개월 동안 단 한 건도 신고되지 않았다.

갈등해소센터는 지난해 타워크레인 총파업, 노조원 고용촉구 갈등 이후 노사정이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고 갈등을 해소해 보자며 야심차게 만든 조직이지만 개점휴업 상태인 셈이다. 이해당사자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건설사 등이 의지를 가지고 갈등이 심각한 현장을 보고해야 하는데 현장 노조원 눈치만 본 탓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각 단체에서 신고를 접수하면 건설협회에서 취합해 국토교통부에 보고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건도 국토교통부에 건넨 적이 없다"며 "각 단체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는 하고 있지만 불법행위를 하는 노조원들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장 막고 장송곡 틀고 막무가내 노조…신고 못하는 건설사


노조원의 채용압박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요 건설 현장을 돌면서 노조원 고용을 압박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사장 입구를 막는다. 새벽부터 현장에 나와 확성기를 틀어놓고 채용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날 하루 서울시에서 '노조원 고용촉구집회' 신고건수만 4건으로 매월 평균 80~90건의 집회가 열린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건설 현장 주변에 사는 주민은 "새벽부터 장송곡을 틀어놓고 집회를 하는데 귀가 아플 정도"라며 "민원을 수없이 넣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건설사가 불법 행위가 일어나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건 노조원 반발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신고를 하면 조직적으로 노조 전체가 움직여 나서기 때문에 사업장 여러 곳이 힘들어질 수 있다"며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지만 경찰도 소극적으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불법은 반드시 근절…'공사비 정상화·교섭창구 변화 필요'


전문가들은 불법행위는 반드시 처벌하고 사용자측 교섭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대노총에 대응할 수 있도록 건설사도 교섭창구를 단일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떤 상황에서도 불법은 처벌 받아야 한다"며 "현재 건설현장에서는 양대노총 건설노조를 개별 건설사가 일일히 대응해 노조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데 교섭창구를 단일화 해서 교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낮게 책정하다보니 시공사는 어쩔 수 없이 인건비를 절약할 수 밖에 없고, 값싼 외국인 불법체류 노동자 고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건설업계 외국인 근로자는 약 22만명으로 이 가운데 불법취업인원은 16만명이다.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전문위원은 "공사비를 낮게 책정하면 결국 부실공사가 생기고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선진국에 비해 국내 공사비가 낮은 편인데 공사비를 적정 수준으로 정상화 하면 시공사도 외국인 노동자보다 기술력 좋은 국내 노동자를 고용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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