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스카 4관왕 받았지만 제작사 바른손E&A는 2년째 적자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0.02.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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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감독 봉준호 자료사진./사진=AFP영화 기생충 감독 봉준호 자료사진./사진=AFP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지만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는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 감독상, 국제 장편영화상(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전문기업 바른손 (1,562원 ▲6 +0.39%)의 관계사 바른손이앤에이 (610원 0.00%)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248억14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은 183억8900만원으로 2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 감소한 153억16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바른손이앤에이는 영화와 게임사업 부문에서 모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비중은 게임사업 46%, 영화사업 32% 정도다. 나머지 매출은 사옥임대 등이다.

영화 기생충 제작 매출 빠져, 순이익 '적자'
바른손이앤에이는 영화 '기생충' 제작이 완료되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화 '기생충' 제작비용이 매출로 잡히면서 2018년 반짝 실적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관련 매출이 빠지면서 적자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2018년 3월 CJ ENM (75,800원 ▲800 +1.07%)과 바른손이앤에이는 125억원 규모 영화 '기생충'의 단일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출액 대비 30%다. 이로 인해 2018년 순이익이 808억74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생충 제작이 완료되면서 일시적으로 영업실적이 빠진 것"이라며 "영화사업 부문이나 경영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생충 이외에 영화부문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기생충 상영 매출이 바른손에 영향을 주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바른손이앤에이에 따르면 기생충 상영 매출은 순수익의 40%선이다. 지난해 국내 상영수익이 일부 책정됐으나 해외판권 등에 대한 수익은 올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손이앤에이 최근 5년간 영업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바른손이앤에이 최근 5년간 영업실적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신작 게임 국내 서비스 종료 등 게임부문도 발목
게임사업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신작 MMORPG(다중접속임무수행게임) '아스텔리아'를 배급사 넥슨을 통해 출시했지만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아스텔리아는 바른손 산하 제작사 '스튜디오8'이 만들었다.

넥슨은 지난달 16일 아스텔리아 국내 서비스를 종료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다만 지난해 9월부터 직접 운영하는 북미와 유럽 서버 등은 유지하고 있다. 유럽시장 점유율이 높은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바른손이앤에이는 2018년 말 RPG(임무수행게임) '히트(HIT)'의 서비스를 종료한 것도 영업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서비스 게임이 줄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며 "올해 예정된 게임 출시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작게임 출시나 영화 제작 등 구체적인 영업활동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실적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소식이 알려지면서 바른손이앤에이는 이날 19.25% 상승한 2385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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