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5.01% 적금, 3일만에 132만명 몰렸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0.02.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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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5.01% 적금, 3일만에 132만명 몰렸다


김승주(42)씨는 앱을 통해 하나은행이 내놓은 '5.01%' 금리 특별판매 적금 '하나 더적금'에 가입하려다 여의치 않자 지점을 찾았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가입 우대금리(0.2%)를 포기해야 했다. 지점에 가서는 또 놀랐다. 대기 순번상 30명 넘게 기다려야 했다.

'하나 더적금'이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5일 오후 5시 기준 132만3745개 계좌 개설 기록을 남기고 판매 3일째 이벤트트가 종료됐다. 해당 계좌들에는 3666억원이 입금됐다.



초저금리 시대에 연 5%대 금리 상품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온오프라인 하나은행 창구를 점령했다. 어느 시간대고 앱 대기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가입금액이 최대 월 30만원으로 한정돼 1년 이자 수익(세후)이 8만2650원에 그친다. 그래서 하나은행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1인 1계좌' 제한 때문에 4인 가족이 많이 받아봐야 33만원정도다. 가입자들은 그래도 '통닭 5마리'는 떨어진다며 만족한다.



주요 은행들의 1년 만기 적금 금리는 연 1.20~2.40% 수준이다. 예금 금리도 1년 기준 1.0%1.5%정도다. 상대적으로 금리를 잘 쳐주던 저축은행도 예금금리가 2%를 밑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위축과 글로벌 금융 불확실성 가중으로 파생상품 위험이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 같다"며 "'5% 이자'가 주는 효과가 워낙 컸다. 홍보면에서 하나은행은 대박 낸 것"이라고 말했다.

5% 금리 상품이 등장한 게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이후 핀테크 플랫폼 기업 핀크가 대구은행, KDB산업은행 등과 잇달아 제휴를 맺고 내놓은 'T high5 적금' 시리즈에 모두 18만명이 가입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100억원 한도 연 5% 정기예금은 1초만에 완판됐다. SBI저축은행이 선착순 5000명을 대상으로 10% 고금리 적금을 내놓았을 때도 완판까지 2분21초 걸렸다.


금융권은 이런 성격의 특판 상품은 노마진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은행 이름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하나은행 성과는 상당하다. KEB하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하며 기념으로 진행한 이벤트였다.

하나은행은 포용적 금융을 표방하는 정부 정책에도 부응했다는 의미도 부여한다. 주로 서민층이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품인 만큼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가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5% 금리 상품이 없던 게 아닌데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다"며 "불황과 저금리 기조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작게나마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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