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가는 지난해 4월 조 회장 취임 이후 60% 이상 올랐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 싸움을 벌이는 양측이 배당과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실제로 의결권은 없지만 배당률이 높은 한진칼 우선주는 같은 기간 3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한항공도 이 기간 보통주가 27% 넘게 떨어졌지만, 우선주는 30%가량 상승했다.
한진그룹 종목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위험도 확대됐다.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기업이 가진 본질(펀더멘탈)보다 커진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해 18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순이익 예상치도 160억원 정도다.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151배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항공(LCC) 계열사 진에어도 국토해양부 제재와 경쟁 심화, 일본 수요 부진에 신종코로나까지 악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슈가 해소되는 순간 한진그룹 모든 종목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종코로나 사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항공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유력한 대체 노선 가운데 하나인 일본 노선 수요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여객 수요 급감 등 기저효과가 겹치는 상반기에는 항공사 실적 악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