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결산 실적을 보고하는 정기이사회를 오는 7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본인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손 회장이 이사회에 앞선 주초반에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손 회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금감원 징계에 불복하며 법적 대응 △사퇴 선언 △회장 연임 포기 등 3가지다.
다만 '2기 경영'에 부담이 뒤따른다. 경영상 리스크를 감수하고 금융당국에 맞서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직이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선 감독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이상을 받은 경영진이 업무를 이어간 사례는 전무하다. KB사태 당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중징계를 받고도 불복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경우는 있지만 결국 KB금융 이사회가 나서 임 전 회장을 회장직에서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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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사퇴' 카드…지배구조 공백 우려
하지만 이 역시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명과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측 비상임이사 1명, 사내이사인 손 회장이다. 손 회장이 사퇴하면 경영 공백이 곧바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③'연임 포기'…차기 회장·행장 선임 관여 여부 또다른 변수이에 따라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은 손 회장이 중징계로 연임에 제동이 걸릴 경우에 대비해 일찌감치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하고,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이 사퇴를 하고 싶어도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사퇴가 불가능해보인다"며 "현재로선 손 회장이 3월까지인 현 임기는 모두 채우고, 연임을 포기하는 게 가장 순리에 맞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 차기 회장과 행장 선임에 관여할 지 여부에 주목한다. 손 회장이 행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 멤버이기 때문에 절차상 문제가 없지만,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회장이 차기 인사에 관여하면 또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우리금융은 앞서 이 전 행장 사임 당시 선임 부문장이던 손 회장에게 은행장 역할을 위임시켰다. 차기 행장이 선임될 때까지 이 전 행장이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되, 실질적으로 은행의 '일상 업무총괄' 역할은 대행체재로 운영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만약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거나 연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미리 마련된 계획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