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전세기가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날 전세기 1대를 타고 귀국한 교민은 367명. 그런데 애초 출발 예정시간보다 15시간이나 늦춰졌고, 같은 인원을 2대에 나눠 이송하려던 계획도 틀어져 1대에 함께 탔다.
영국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전날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출발하려던 영국 전세기는 이날 새벽 5시가 돼서 출발했다. 한국과 영국의 자국민 이송 과정은 어떻게 달랐고, 비슷했을까.
영국 정부는 영국인 150명과 비(非) 영국 국적 유럽연합(EU) 시민 50명, 총 200명을 30일 전세기 1대에 태워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앞서 27일부터 귀국 수요를 주베이징 대사관이 취합했고, 그렇게 200명 남짓이 ‘전세기 귀국’ 의사를 밝혔다.
31일 우한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에 착륙한 전세기/사진=AFP
오후 3시 출발도 지켜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과 조율 끝에 15시간 만인 31일 오전 5시에야 이륙할 수 있었다. 나머지 350여 명은 2월1일 새벽 2차 비행기편으로 출발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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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세기는 19시간동안 발목이 잡혔다. 중국 당국이 영국 측 이송에 대한 승인 자체를 미뤘다. 30일 밤을 새워 영국 외무부와 보건부가 중국 당국과 조율한 끝에 전세기는 31일 오전 5시에 간신히 출발했다.
200명이 탑승할 거란 계획과 달리 실제론 영국인 83명과 유럽 국적 27명, 총 110명이 스페인을 경유해 귀국했다. 영국 정부는 우한에 남은 영국인 추가 송환을 위해 조율 중이다.
중국은 왜 비행기 출발을 늦췄나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들/사진=로이터
30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기들이 통제할 수 있는 감염병인데 각 국가가 너무 부산을 떠는 게 아닌가 하는 외교적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와 BBC방송 등은 “중국 정부가 영국인과 결혼한 중국인과 자녀 가운데 중국 여권을 가진 사람들의 영국 이송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국적자의 출국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정확히 몇 명이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호북성한인회에 따르면 우리 교민 중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잔류를 택한 사람이 120여 명 정도다.
김포공항을 통해 이날 들어온 사람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2주간 격리돼 검진과 치료를 받게 된다.
영국 귀국자들은 옥스퍼드셔 브리즈 노턴 공군기지에 도착해 국민보건서비스(NHS) 시설로 이동한다.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2주간 머무르며 진찰받고 필요에 따라 치료받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