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려 中지갑 닫히나…벌벌 떠는 루이비통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1.3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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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전 중국 상하이 루이비통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다/사진=AFP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전 중국 상하이 루이비통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 서 있다/사진=AFP


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명품 브랜드들이 떨고 있다. 명품 시장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중국인들이 바이러스 우려로 여행과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중국 소비자들은 전 세계 고가명품 판매에서 35%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큰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은 서구 국가 중산층보다 가처분소득 내 명품 지출이 훨씬 높다.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명품 주요 구매자로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개인용 명품(고급의류, 시계, 보석) 지출은 2000년 1280억 달러에서 2019년 2810억 달러로 두 배 뛰었다.

중국인들의 명품 구매는 대개 해외여행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억제하면서 명품 업계는 매출 급락을 걱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모든 여행사와 항공사 등에 자국민의 해외여행 일정을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벌써 프랑스 파리에 있는 특히 루이비통, 구찌, 카르티에 등 명품매장에서 중국인 쇼핑객이 급감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중국 구매대행 상인인 ‘따이공’들도 명품 대신 소독약을 대행 구매한다고 광고 중이다.


홍콩 명품 매장 거리/사진=AFP홍콩 명품 매장 거리/사진=AFP
중국인들이 명품 시장 큰손으로 막 자리매김하던 2003년에도 업계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다. 토마스 차우베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현재 아시아 명품 시장은 그때보다도 큰 충격에 노출돼 있다”고 봤다.

특히 지난 중국 춘제 기간(24~28일)은 원래 중국인들의 지출이 집중되는 시기다. 매년 약 1600억 달러의 소비가 이 기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도 매출 진작을 위해 이 기간에 맞춰 특별상품들을 내놓는다.

그러나 춘제 시작과 함께 신종코로나 감염이 확산하면서 소비가 대폭 줄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로 중국 소비가 급격히 둔화할 걸로 예상된다며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J는 “중국은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돼있으나, 그렇다고 평소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던 명품 등의 지출이 전부 온라인으로 옮겨 갈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명품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어, 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는 현 상황이 얼마나 지속할지를 주시하고 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최고경영자(CEO)도 "전염 확산이 3월 안에만 잡힌다면 그리 끔찍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만약 그게 2년간 지속하면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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