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월 주총 앞둔 조원태 한진회장, 母 이명희 만났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0.01.29 06:00
글자크기
[단독]3월 주총 앞둔 조원태 한진회장, 母 이명희 만났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만나 그룹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연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시세차익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KCGI(강성부펀드)와 반도건설 관계자들을 만나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촉발된 상황이어서 조 회장과 이 고문의 만남은 더 주목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조원태 회장이 서울 평창동 이명희 고문의 자택을 방문해 이 고문과 그룹 주요 현안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워낙 민감한 시기여서 단순 만남이라기보다 오너 일가 지배구조와 경영권 안정 등을 폭넓게 협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3월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 회장간 표 대결 가능성까지 있어 조 회장과 이 고문의 만남은 의미가 남다르다. 오너 일가 4명 중 이 고문이 조 회장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할 경우 조현민 한진칼 전무 지분까지 끌어들이며 조 회장은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 고문에게 반도건설 지분(8.28%)을 자신의 우호지분으로 만들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성탄절 이 고문 자택에서 벌어진 기물파손 이후 조 회장과 이 고문은 '불화설' 소문이 들렸다. 하지만 이번 만남으로 양측은 이전 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단둘이 여행을 다닐 정도로 모자 사이가 돈독했다고 한다.

일부에선 이 고문이 그룹의 맏어른으로 조 회장은 물론 조 전 부사장을 설득해 '남매간 갈등'을 봉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이 대립해 한진칼 지분 경쟁에 나서면 오너 일가의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체가 외부세력에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항공대 허희영 경영학과 교수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노리는 외부세력은 따지고보면 시장가치를 올려놓고 빠지려는 먹튀"라며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이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오너 일가가 지금이라도 경영권을 다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 조양호 선대회장이 일군 그룹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고문이 오너 2세들이 경영권을 놓고 다투는 상황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고문은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이나 장남 조 회장, 차녀 조 전무와 두루 관계가 좋다는 후문이다.

특히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수년간 유례가 없는 위기상황이다. 중국 우한 폐렴이 일파만파 번지며 항공 수요가 급감할 수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인상이라는 악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실적도 하락세가 심각하다. 3년 전만해도 영업이익이 1조1208억원에 달했지만 2017년 9398억원, 2018년 640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5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조짐이다. 단 3년만에 영업이익의 87%가 사라지는 셈이다.
[단독]3월 주총 앞둔 조원태 한진회장, 母 이명희 만났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