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총력 대응'한다는 정부…실탄은 얼마나?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0.01.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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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병 증상인 우한 폐렴을 막기 위해 총 2조원 규모의 목적 예비비를 아낌 없이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2조원 전부를 우한 폐렴 방역에 쏟기는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추후 확산 속도에 따라 언제든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예산에 반영돼 있는 방역대응체계 구축운영비 67억원, 검역·진단비 52억원, 격리치료비 29억원 등 총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 집행하겠다"며 "앞으로 208억원으로 부족하거나 추가 소요가 발생할 경우 올해 예산에 편성된 목적 예비비 2조원에서 즉각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전세기 파견 예산 10억원도 이미 예산에 반영된 만큼 전세기 파견 결정 시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가 우한 폐렴에 대응할 '돈주머니'로 언급한 목적 예비비는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재해나 재난 등에 활용하기 위해 준비하는 예산이다. 올해는 2조원 규모로 편성돼있다.



기재부의 예산총칙에 따르면 주로 자연재해나 사회적재난 등에 쓰일 수 있다. 지난해에도 ASF(아프리카 돼지열병) 방역을 위해 목적예비비 255억원이 긴급 투입돼 멧돼지 울타리 설치, 포획틀 구매, 포획·신고포상금 지급, 폐사체 처리 등에 쓰였다.

다만 올해 예비비 2조원이 모두 우한 폐렴 대응에 쓰이기는 힘들다. 재해·재난 외에도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환율변동으로 인한 원화부족액 보전경비 △사회복지분야 법정의무지출 부족분 보전 △규제자유특구 재정지원 △고용위기지역 지원 등에도 쓰여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2조원 모두를 우한 폐렴 대응에 쓸 수는 없지만, 적어도 2조원이라는 그릇이 있으니 재정지원 수요가 생긴다면 그 안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방역대응체계 구축이나 검역진단, 격리치료비용 등은 이미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에 편성된 범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우한 교민 이송을 위한 전세기에 투입될 예산 10억원은 이미 올해 편성한 외교부의 '재외국민 보호예산' 191억원을 활용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2조원의 목적예비비 중 어느 정도가 투입될지 가늠하기엔 아직 이른 편"이라며 "어쨌든 재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충분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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