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7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한국판 CES'(세계 최대 IT·가전 쇼) 준비 상황을 묻자 주요 기업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이구동성으로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처음 열린 '한국판 CES'는 올해는 코엑스로 자리를 옮겨 더 크게 열릴 예정이다. CES에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성격까지 더해져 이동통신사들도 대거 참가한다. 아예 행사 간판도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으로 바꿔 달았다.
매년 1월 초 미국에서 열리는 CES와 2월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는 전 세계 IT 업체와 전문가, 학자, 바이어가 총 집합하는 교류의 장이다. 올해 CES만해도 161개 국가에서 18만명이 다녀갔다. 계약 금액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6개월 넘는 기간을 공들일 가치가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제품은 글로벌 전시일정을 빼곡히 계획해 놓았는데 MWC 직전에 갑작스럽게 혁신산업대전이 끼어있어 난감하다"며 "사실상 국내용 행사여서 큰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도 이 행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상반기에 다른 일정이 많은데 정부 눈치를 보느라 사업과 무관한 이 행사에 인력과 자원을 대거 투입하게 됐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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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시작도 하기 전에 몸을 사리는 이런 행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반문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