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탑승가능 고속버스' 시범사업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강릉행 버스에 장애인 2명이 처음 승차하고 있다. 2019.10.2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올해 설에는 아주 소수의 '운 좋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만 고속버스로 귀성길에 오를 수 있다. 휠체어 탑승 가능한 고속버스 차량이 수요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사진=코버스 예매 홈페이지 캡처
조현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하루에 한 대 있는 버스를 타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지방에 내려가느냐"며 "휠체어 탑승 버스 도입은 환영할 일이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휠체어 탑승 버스 도입, 예산·인식 모두가 부족하다휠체어 탑승 버스 확대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버스 업계가 휠체어 버스 운영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전할 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국내 기존 버스를 개조해 휠체어 탑승 공간을 마련하려면 5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할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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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까지인 시범기간 운영 동안 배정받은 예산은 13억4000만원이다. 버스 개조, 휠체어 탑승을 쉽게 만들기 위해 터미널과 휴게소를 개선하는데 쓰는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휠체어 탑승 승객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도 크다. 기존 버스들은 휴게소에서 쉬는 시간을 15분 정도 소요하지만 휠체어 탑승 버스는 30분을 쓴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 비해 더 긴 휴식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늘어난 휴식 시간만큼 도착 시간은 늦어진다. 비장애인 승객이 휠체어석에 있는 장애인에게 "당신 때문에 내가 집에 늦게 간다"는 핀잔을 주기도 일쑤다.
휠체어 탑승 고속버스 사업 도입을 진행 중인 담당 국토교통부 직원들은 버스 업계의 반대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버스 기사들도 휠체어를 버스에 올리고, 줄을 꺼내 고정시키는 '추가 노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을 진행하기로 버스 업계와 합의한 상태"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보완점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