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 안구건조증약 임상 실패에도 "커다란 진전" 왜?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01.21 13:02
글자크기

신약 1차목표 실패…박승국 대표 "임상·상업적 측면서 유의성 확인, 재도전"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21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점안액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가 21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점안액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태범 기자


한올바이오파마 (34,750원 ▲300 +0.87%)가 대웅제약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점안액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이 실패로 끝났다. 재도전을 위해 2번의 추가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시작한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HL036 점안액의 임상 3상 탑라인 결과에 대해 “1차적으로 목표했던 각막하부 손상개선지표(ICSS)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각막중앙부 손상개선지표(CCSS)와 각막전체 손상개선지표(TCSS)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CCSS(p=0.0239)와 TCSS(p=0.0452) 결과값 모두 유의성 평가기준(p-value, 0.05)보다 낮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표는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했던 ICSS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임상적·상업적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 CCSS와 TCSS에서 유의성이 확인된 것은 HL036 점안액의 커다란 진전”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 번의 임상을 통해 목표를 맞춰나가는 과정”이라며 “이번 결과를 통해 우리 점안액이 최종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향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 2번 정도 임상을 진행해 종합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임상 3상의 최종결과는 오는 5월 미국안과학회 'ARVO 2020'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임상 3상을 추진한다. 결과 정리와 임상시료 준비 등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 중 실시된다. 해외 파트너들과 기술수출 협의도 병행한다.

박 대표는 “경쟁품인 자이드라(Xiidra)가 ICSS로 허가된 반면 HL036은 이번에 유의성이 확인된 CCSS나 TCSS와 같이 각막 전반에 걸친 효과를 입증해 허가받는 경우 상업적으로 훨씬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구 건조감 평가에서 유의성 있는 개선효과 확인”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인터뷰<br>19.12.05 / 사진=김창현 기자 chmt@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 인터뷰<br>19.12.05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번 임상 3상은 미국의 안과전문 CRO(Contract Reseach Organization)인 오라(Ora)를 통해 미국 전역 12개 임상기관에서 진행됐다. 637명의 안구건조증 환자를 2개 그룹으로 나눠 HL036 0.25% 점안액과 위액을 8주 동안 1일 2회 점안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유효성 평가에서 객관적 지표는 각막을 상부·중앙부·하부로 나눠 각 부위에서의 각막 손상 개선 정도를 각각 측정해 반영하는 SCSS·CCSS·ICSS 지표와 이들의 합인 TCSS 지표를 사용했다.

주관적 지표는 환자가 느끼는 눈의 불편감을 조사하는 OSD(Ocular Discomfort Score)와 안구 건조감을 평가하는 EDS(Eye Dryness Score)를 함께 측정했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이번 임상 3상에서 HL036 0.25% 점안액은 ODS에서 투약 시작 후 2주(p=0.0624)와 4주(p=0.0570)에 위약군 대비 현저한 개선효과를 보였으나 8주에서는 위약 효과 증가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반면 경쟁제품인 자이드라 임상시험에서 주관적 지표로 사용됐던 인공눈물 사용환자 대상 EDS에서 HL036 0.25% 점안액은 투약 시작 후 8주에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는 증상개선 효과(p=0.0334)가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는 투약 기간 중 안구뿐만 아니라 전신에 나타나는 이상 반응을 기록해고 위약과 HL036 투약군 간 차이를 분석했다. 임상 중 발생한 이상 반응은 경미한 사항이었으며 발생빈도도 HL036 점안액과 위약군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