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말모임에서 만든 대체어 목록(2019년 10월~현재).
지난해 10월부터 20일까지 새말모임에서 만든 외국어 대체어 목록은 이런 후자의 고민이 투영돼 있다.
지난해 검찰에 선 피의자의 사진을 공개하느냐를 두고 ‘머그샷 제도’라는 명칭이 언론에 오르내렸을 때, 국립국어원은 좀 더 쉬운 우리말을 위해 ‘피의자 사진 공개 제도’라는 ‘다듬은 말’을 내놓았다. 스피드 팩토어(speed factore)는 ‘잰맞춤 생산’(체계), 플로깅(plogging)은 ‘쓰담 달리기’, 치팅 데이(cheating day)는 ‘먹요일’로 바꾸자는 것도 그런 일환이다.
‘애니멀 호더’는 동물을 모으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나 기르는 일에는 무관심해 방치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앞서 새말모임은 ‘원포인트 회의’는 ‘단건(집중) 회의’, 1코노미는 ‘1인 경제’, 레플리카는 ‘모방, 보급형 제품’ 등으로 대체어를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말이 이해하기 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학원생 A(25)씨는 “‘묻고 더블로 가’처럼 더블로 쓸 때 주는 재미는 ‘두배’로 바꿔 쓸 때 재미를 치환할 수 없다”며 “정치에서 자주 쓰는 ‘필리버스터’를 ‘합법적 의사진행 저지’라는 뜻의 설명조로 쓰면 단어도 길어지고 의미도 복잡하고 '말맛'도 떨어져 간결한 ‘용어’를 쓰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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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B(32)씨는 “우리말과 외국어의 혼용은 그 나름대로 시대를 대변하는 것 같아 어색하게 볼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직 국어교사 C(41)씨는 “이제 외국어 비율은 한자만큼이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의미도 모른 채 남발하는 외국어보다 쉬운 우리말로 습관화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국민이 어려운 용어 때문에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어 이 말들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