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2단계 합의땐 관세 제거"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1.1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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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공격에 나서면서 무역전쟁이 본격 시작된지 18개월만이다. 미국은 2단계 무역합의시 남은 관세를 철회하겠다면서도 중국이 합의를 어길 경우 감축했던 관세까지 재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2년간 미국산 2천억달러 수입 약속
미중 양국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측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클 펜스 부통령,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 중국측 류허(劉鶴)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열었다.



약 86쪽에 이르는 합의문에는 중국이 앞으로 2년간 농산물, 공산품, 에너지 등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 2000억달러(약 230조원) 어치를 구매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중국이 자국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30일내 미국에 제출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밖에 중국이 △기술 강제이전 금지 △위조상품 근절 △외국 금융사 진출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신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3일 반기환율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했다.

또 미국은 당초 지난달 15일부터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부과할 예정이었던 관세 15%를 철회했다. 지난해 9월1일부터 시행돼온 11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은 15%에서 7.5%로 인하됐다. 그러나 2500억달러 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트럼프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 방문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우리는 관세를 남겨둘 것"이라며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에서 남은 관세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관세를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의 지렛대(레버리지)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서명식에 앞서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 "2단계 무역협상에서 관세 추가철회를 논의하는 것은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아직 풀리지 않은 추가적 이슈들에 대해 합의할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므누신 장관은 "이번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서 일부 관세 철회가 있었던 것처럼 2단계에서도 추가적인 철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관세를 다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단계는 2A, 2B, 2C가 될 수도 있다. 지켜보자"면서 미중 2단계 무역 협상이 여러 단계로 나눠 이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중 2단계 무역합의는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에 즉시 착수하겠지만, 합의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나는 대선 이후까지 합의를 하지 않고 기다리길 원한다. 이 경우 우리는 더 좋은 합의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2단계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 중국에 부과한 추가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단계 협상은 예상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2단계로 끝낼 것임을 시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매우 좋은 친구인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류 부총리가 대독한 친서에서 "양측이 평등과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관련 문제들을 함께 다뤄가자"며 "더 큰 진전을 이루기 위해 무역 협정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국 기업들을 공정하게 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류 부총리는 "중국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토대로 미국 상품을 구매할 것"이라며 "양국 정부는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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