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이 제주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개최한 캠프가 제주도 서귀포에서 한창인 가운데, 그 중에는 신동훈도 있었다.
그 해 9월 12일 잠실 SK-LG전. 당시 김기태 LG 감독은 상대 SK의 투수 운용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팀이 0-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에서 박용택 대신 신동훈을 대타로 내보냈다. 상대 투수는 정우람. 결과는 4구째 삼진.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투수로서 등판이 없었던 신동훈에게 가혹한 프로 데뷔전이 됐다.
신동훈이 LG 신인이던 2012년 데뷔전에서 스탠딩 삼진을 당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동훈은 2015 시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2018 시즌을 앞두고 SK로 돌아왔다. 그러나 1군 출격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한 채 방출됐고, 지난해 11월 롯데가 전격 영입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는 이번 제주도 캠프에 참가한 것에 대해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 군 복무를 하면서 벌크업만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힘 있는 공을 던지고 싶어 혼자 했는데, 아는 게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LG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있었던 김용일 코치님도 계시고, LG에서 친하게 지냈던 형들도 함께하자고 해 오게 됐다"면서 "오니까 정말 좋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운동들과는 반대라고 할까. 지금 이곳에서 하는 운동들은 어깨의 안정성이나 등뼈의 가동성을 늘려주는 훈련이다. 몸에 안정성도 생기고, 웨이트로 일부 근육만 단단해진 게 아닌, 전체적으로 몸이 단단해진 느낌이다. 앞으로 내 루틴으로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롯데행에 대해 신동훈은 "(SK서) 방출 당시 워낙 생각도 못한 일이어서 당황도 많이 했다"면서 "어떻게 하지 했는데, 그래도 어디서 테스트라도 볼 수 있을까 해서 운동을 계속 하고 있었다. 공을 계속 던지고 있었는데, 방출 후 사나흘이 지난 뒤 성민규 롯데 단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내년에 롯데에 오면 잘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시길래 '네. 씹어먹겠습니다(잘 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신동훈은 "구단서 나오면 다시 (팀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운이 좋게 가게 됐다"면서 "그래도 그동안 운동하면서 열심히 안 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성실하게 했다고 자부하는데, 올해도 못하면 진짜 끝이라고 생각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인정해야 하지만…"이라면서도 "그러면 안 되죠. 잘 해야죠"라고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그는 "롯데 팬들의 열기가 굉장하다. 부산 사직야구장 마운드에 서서 던지는 게 가장 기대가 된다"면서 시즌을 고대했다.
LG(위)와 SK 시절 신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