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님 원망 안해요" 롯데서 새 출발 신동훈의 진심 [★인터뷰]

스타뉴스 제주=김우종 기자 2020.01.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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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이 제주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신동훈이 제주 캠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LG에서 SK로, 그리고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많은 이들에게 그는 '김기태(51) 감독 대타 사건'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어느덧 프로 9년차. 롯데 자이언츠 투수 신동훈(26)은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간절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개최한 캠프가 제주도 서귀포에서 한창인 가운데, 그 중에는 신동훈도 있었다.



수유초(구리리틀)-신일중을 졸업한 신동훈은 서울고 에이스로 활약한 뒤 2012년 LG 트윈스(6라운드 57순위) 유니폼을 입었다.

그 해 9월 12일 잠실 SK-LG전. 당시 김기태 LG 감독은 상대 SK의 투수 운용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팀이 0-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에서 박용택 대신 신동훈을 대타로 내보냈다. 상대 투수는 정우람. 결과는 4구째 삼진.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투수로서 등판이 없었던 신동훈에게 가혹한 프로 데뷔전이 됐다.



신동훈은 "8년 전 일이라 이제 솔직히 기억이 잘 안난다"면서 "아픈 기억이라기보다는 남들이 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내게 늘 기회도 주시고 그래서, 김기태 감독님에 대해서는 좋은 기억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신동훈이 LG 신인이던 2012년 데뷔전에서 스탠딩 삼진을 당하는 모습. /사진=뉴시스신동훈이 LG 신인이던 2012년 데뷔전에서 스탠딩 삼진을 당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데뷔 첫 해 그는 3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25(4이닝 1자책)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5경기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48(10⅓이닝 4자책)을 올렸다. 그리고 2015년 7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3:3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신동훈은 2015 시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2018 시즌을 앞두고 SK로 돌아왔다. 그러나 1군 출격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한 채 방출됐고, 지난해 11월 롯데가 전격 영입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그는 이번 제주도 캠프에 참가한 것에 대해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 군 복무를 하면서 벌크업만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힘 있는 공을 던지고 싶어 혼자 했는데, 아는 게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LG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있었던 김용일 코치님도 계시고, LG에서 친하게 지냈던 형들도 함께하자고 해 오게 됐다"면서 "오니까 정말 좋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운동들과는 반대라고 할까. 지금 이곳에서 하는 운동들은 어깨의 안정성이나 등뼈의 가동성을 늘려주는 훈련이다. 몸에 안정성도 생기고, 웨이트로 일부 근육만 단단해진 게 아닌, 전체적으로 몸이 단단해진 느낌이다. 앞으로 내 루틴으로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롯데행에 대해 신동훈은 "(SK서) 방출 당시 워낙 생각도 못한 일이어서 당황도 많이 했다"면서 "어떻게 하지 했는데, 그래도 어디서 테스트라도 볼 수 있을까 해서 운동을 계속 하고 있었다. 공을 계속 던지고 있었는데, 방출 후 사나흘이 지난 뒤 성민규 롯데 단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내년에 롯데에 오면 잘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시길래 '네. 씹어먹겠습니다(잘 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신동훈은 "구단서 나오면 다시 (팀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운이 좋게 가게 됐다"면서 "그래도 그동안 운동하면서 열심히 안 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성실하게 했다고 자부하는데, 올해도 못하면 진짜 끝이라고 생각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고 인정해야 하지만…"이라면서도 "그러면 안 되죠. 잘 해야죠"라고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그는 "롯데 팬들의 열기가 굉장하다. 부산 사직야구장 마운드에 서서 던지는 게 가장 기대가 된다"면서 시즌을 고대했다.

LG(위)와 SK 시절 신동훈. LG(위)와 SK 시절 신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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