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반등장세, 퍼지는 온기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1.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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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호텔·반도체·SW·화장품·증권 등 업종 양호한 평가, 주도주-소외주 수익률 차별화 확대 전망도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중동 악재는 이미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중국 무역갈등 해소가 임박한 데다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해제도 이미 현실화되는 등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감이 한층 더 가셨다. 반등 장세는 이미 본격화됐다.

지난해 말 2200 고지를 찍은 후 이달 초 장중 2130선까지 물러났던 코스피는 전일(14일)까지 4거래일 연속 강세 흐름을 이어오며 224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코스피 고점(2248.63, 2019년 4월16일)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대형주 위주의 시장인 코스피, 그 중에서도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강한 상승탄력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같은 온기가 어디까지 확산될 수 있을 것인지에 향해 있다. 대외악재 해소에 따른 안도감의 회복만으로 최근 시장의 강세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결국은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밖에 현재의 상승세를 설명할 수밖에 없다. 이미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등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어닝 서프라이즈'는 눈으로 확인됐다. 실적개선 기대감이 살아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한 집중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171조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고 순이익은 117조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저점을 기록한 후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익성장의 배경은 세계 반도체 업황과 중국 수입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하락세 진정"이라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다만 매출 성장은 전년 대비 5% 수준에 불과하고 영업이익·순이익이 30%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수요의 증가보다 가격상승의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며 그 외에는 상당 부분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익성장의 강도보다 이익전망 상향조정의 강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에 비중확대를 고려해야 할 업종과 종목은 올해 1,2분기 실적전망이 개선되는 모멘텀이 있는 쪽"이라며 호텔/레저, 헬스케어, 증권,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업종을 꼽았다.

호텔레저는 중국 소비확대와 면세점 매출성장 호조, 대(對) 중국 관계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이, 헬스케어 업종은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한 데다 실적성장 등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있다는 등 이유에서다. 이외에 증권주는 대내외 증시불안 요인의 완화와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기대감에, 반도체주는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감이 가속화되는 데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된다는 기대감에, 소프트웨어 업종은 플랫폼 및 게임 대표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기대감에 각각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유 팀장의 설명이다.


강봉주.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종목간 이익 증가율 차이가 확대되며 주도주와 소외주 사이의 수익률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며 실적개선 정도가 큰 업종과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꼽은 업종은 IT하드웨어, 화장품, 호텔,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이다.

이들은 "IT하드웨어는 올해 이익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꾸준히 증가해왔고 화장품 및 호텔 업종은 한국 내에서 10% 이상의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보이는 몇 안되는 업종"이라며 "반도체, 소프트웨어는 압도적 시장 지배력과 높은 ROE, 2020년 이익증가율 전망으로 지난해부터 주도 업종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또 "몇 가지 예외 업종이 있다. 에너지 업종은 이익 증가율과 이익 전망치 변화 모두 우수하지만 수익률은 최하위 수준으로 현재의 이익 전망치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라며 "화장품 업종의 경우처럼 이익 전망치 개선 이후 3~6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주가 반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화학, 은행, 보험 등 일부 업종은 이익개선 악화로 상승장에서 소외주로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도주와 소외주 간의 수익률 격차는 수년간 저점에서 이제 평균 수준까지 올라온 정도로 향후 추가로 확대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소재, 산업재, 자동차 등 이익 전망치 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업종은 선제적으로 매수할 유인이 적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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