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이란에 "공개 조사" 요구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1.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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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미군 공격 방어하려다 끔찍한 실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란의 여객기 격추 사실인정을 두고 "공개 조사하라"고 밝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미국에 대한 비판을 거두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 여객기 격추를 시인한 이란 측의 성명에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은 비통하지만, 진실을 알게 된 날"이라며 "국제위원회의 조사가 끝나기 전이지만, 이란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이란이 완전하고 공개된 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규명하고, 시신을 본국에 송환하며 외교 채널을 통해 적절한 보상과 공식적인 사과를 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사고 조사가 인위적인 지연이나 장애물 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우리가 보낸 45명의 전문가는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번 조사에서 (자료에 대한) 온전한 접근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인격추를 시인하며 사과를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끔찍한 실수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비극적인 사고 희생자의 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모든 관련 기관에 유족과 슬픔을 나누고 배상을 제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필요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고는 결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이번 비극이 일어난 모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을 한 책임자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취약한 이란의 방공망을 보수하는 데 필요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외무부는 희생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시신을 가족들의 품에 송환하는데 모든 영사관이 협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다. 성명은 "거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순교 이후 미 정권이 이란을 향해 공격적인 협박과 위협을 드러내는 상황이었다"며 "미군의 가능한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이란 군부는 최대 경비태세에 있었고, 이는 불행히도 인적 오류와 오인 격추로 수십 명의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재난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태에서 자기 방어 차원에서 저지른 실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은 군부 성명을 통해 "인적 오류로 인해 의도치 않은 방식으로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여태 미 정부와 언론의 격추설 주장에도 "이란을 모함하는 심리전"이라는 주장을 펼쳐왔으나, 사고 발생 3일 만에 인정한 것이다.

앞서 8일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테헤란을 출발했던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 승무원 9명을 포함한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이번 사고의 희생자 대다수는 이란인 혹은 이란계 캐나다인으로 알려졌다. 희생자 176명 가운데 이란인은 82명, 캐나다인은 최소 57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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