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반부패 강력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고검장 및 검사장 등 검찰 고위 간부 32명의 인사 중 서울중앙지검 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전보와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의 전보다. 서울중앙지검 사건을 총괄하는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도 법무연수원장으로 승진하면서 수사에서 손을 떼게 됐다.
그러나 반부패·강력부장 자리에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이 오게 되고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법무부 검찰국장인 이성윤 검사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수사의 연속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하지만 반부패수사4부에서 진행하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는 증거인멸 부분에 대해서만 기소하고 사건의 핵심인 '분식회계 의혹'과 '합병 의혹'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태다. 검찰은 최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1월 이내에 주요 피의자 소환을 끝내겠다는 방침이지만 2018년 11월부터 착수한 사건인 만큼 사건양이 방대하고 복잡해 지휘부가 교체될 경우 검토에만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서울중앙지검의 공안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다. 박 검사장 역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임할 적부터 2차장검사를 지내 국가정보원 댓글, 기무사령부 불법 사찰, 박근혜 정부 정보 경찰 수사 등 공안수사를 맡아왔다. 윤 총장과 함께 대검으로 넘어온 그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수사하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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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는 당초 총선이 예정된 4월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도 최근 소환돼 조사를 받고 당시 민정수석인 조 전 장관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됐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윗선으로 수사망이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수사를 지휘하는 박 검사장이 제주지검장으로 전보되면서 수사가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다만 아직 일선 수사팀이 교체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차장·부장 중간간부 인사와 평검사 인사까지 나와야 정부의 의도가 명확해질 것"이라며 "검사장급 지휘부가 바뀐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수사에 지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휘부가 바뀌더라도 일선에서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들이 수사를 지속하는 한 수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