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실적 개선…현대상선 '부활의 뱃고동'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9.12.3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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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 발행효과로 재무구조 개선-적자폭 개선에 내년 초대형 컨선 도입 등으로 흑자전환 기대

현대상선 (15,310원 ▼290 -1.86%)이 부채비율을 대폭 감축했다. 계속된 적자 속에서도 흑자 전환을 위해 재원을 확보하고 기초체력 다지기에 성공했다.

재무구조·실적 개선…현대상선 '부활의 뱃고동'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회복
3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3분기 858%였던 현대상선 부채비율이 4분기에 446%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10월 66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전환사채(CB)를 발행한 덕분이다.



이 CB는 만기가 30년으로 길고, 계속 연장도 가능해 사실상 영구채 성격을 띤다. 사채만기일은 2049년 10월 28일이다. 사채발행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한국해양진흥공사다.

현대상선은 전체 자금 가운데 4900억원을 투자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 추진에 따라 선박투자자금, 친환경 설비 투자자금, 기기투자자금 등 시설자금으로 사용한다. 나머지 17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다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기업이 단기에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지난 3분기 66%에서 올 4분기 99% 증가한다. 같은 기간 77%였던 차입금 의존도 역시 71%로 떨어진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지표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적자 줄이고…해운동맹 가입으로 내년 '흑자전환' 기대
지난 6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체결식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왼쪽 2번째)이 브론슨 시에(Bronson Hsieh) 양밍 회장 겸 사장(왼쪽 1번재),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사장(왼쪽 4번째),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ONE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상선 지난 6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체결식에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왼쪽 2번째)이 브론슨 시에(Bronson Hsieh) 양밍 회장 겸 사장(왼쪽 1번재), 롤프 하벤 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사장(왼쪽 4번째), 제레미 닉슨(Jeremy Nixon) ONE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상선
실제로 현대상선은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 3분기 현대상선의 매출액은 1조4477억원, 영업손실 466억원, 순손실 1242억원을 기록했다. 1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1년 전에 비해 영업적자는 765억원, 순손실은 425억원 각각 줄었다.


지난 2분기부터 시행하고 있는 TDR(비용은 줄이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일련의 작업) 활동 강화의 영향이 컸다는 게 현대상선의 설명이다.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 부문은 효율적 선대관리, 고수익 화물 확보, 부가 수익 발굴 등으로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3억원 개선됐다. 벌크 부문의 경우 26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재무 구조 개선과 함께 내년 흑자전환을 가시화할 긍정적 신호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내년 4월부터 글로벌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정회원으로 가입한다. 여기에 해운동맹 협력 시작 직후인 내년 2분기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불을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내년 2분기에 인도받을 예정인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신조 선박 12척을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해 디얼라이언스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저비용·고효율의 얼라이언스 체제를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영업 체질개선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초대형 선박 투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원가 경쟁력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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