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車시장 정체…'SUV·고급·친환경'은 더 팔린다"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12.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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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이끄는 이보성 소장…내년 세계 車시장 전망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 현대차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팰리세이드'가 전시된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 현대차 SUV(다목적스포츠차량) '팰리세이드'가 전시된 모습. /사진=김휘선 기자


2020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정체해도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및 고급차, 친환경차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지난 27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2019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정기 세미나'에서 소개됐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세미나에서 '2020년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그는 "해마다 10~11월쯤 다음해 전망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룹 사업 계획 기초 작업을 한다"며 앞서 연구한 내용인 내년 세계 경제 및 자동차산업 전망을 공유했다.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판매는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 급감과 미국·서유럽의 부진으로 전년에 견줘 5% 감소한 8695만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도, 중동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내년에는 신흥시장이 소폭 회복하면서 시장 규모가 전년과 견줘 0.4% 늘어날 8730만대 수준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미국과 서유럽 부진은 여전히 이어질 거라는 게 이 소장의 분석이다.

그는 자동차산업이 전체적인 정체를 겪는 상황 속에서도 일부 차급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소장은 "2016년 25% 비중을 차지한 SUV 판매는 올해 35.6%까지 오른 상황에서 내년엔 36.9%까지 오를 것"이라며 "비중은 계속 늘어나나 속도는 감속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기준 고급차는 지난해 1000만대 판매를 넘겼는데, 올해도 전체 시장 감소 속에서도 전년 대비 0.6% 성장한 1027만대 수준"이라며 "다음해에는 전년과 비교해 2.8% 성장한 1056만대 정도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이 '전동차'로 분류한 친환경차는 각국 정책적 측면이 더해지면서 올해보다 내년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소장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가 늘어나고 유럽의 이산화탄소(CO2) 규제 강화가 더해져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는 429만대였으나 내년엔 555만대 판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수 시장 판매에 대한 분석도 전했다. 그는 "지난해 180만대를 넘긴 연간 판매량은 올해 정부 인증 문제에 따른 외산차 공급 지연, 주요 모델 노후화로 175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내년엔 RV(레저용차량) 신차가 다수 출시되면서 연 177만대 수준으로 소폭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세미나에서 이 소장은 자동차산업 전망 기초에는 세계 경제 흐름 및 정치적 상황 분석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경제·경영 불확실성뿐 아니라 미·중 갈등, 한·일 관계 등 정치적 상황도 이제 중요한 요소가 됐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 전망도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제 상황은 신(新) 3저(低) 상황"이라며 "저금리, 저물가, 저성장으로 기업이 매출을 늘리기 상당히 어려워 자연스레 비용을 줄이는 환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경제 및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와 각국 정책, 정치적 갈등까지 고려하며 매출을 늘리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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