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말, 요즘 들어 부쩍 유행이다. 통상 이 말로 시작되는 '일장 연설'에 대한 풍자로 쓰인다. 이를 듣기 싫은 거부감의 통쾌한 표현이며, 고리타분하단 인식이다. 보통 나이든 이들이 자주 쓰고, 젊은이들이 싫어한단 이미지 때문에 세대 간 '소통 문제'로 보여지기도 한다.
'Latte is horse(라떼는 말이야)'는 이렇게 영어로도 표현되고 있다. 실제 우리 얘기만이 아닌 게 확인 됐다. 다른 나라에서 쓰인 비슷한 표현이 화제가 됐다. 뉴질랜드 의회서 한 20대 여성 의원이 던진, "오케이, 부머(OK, boomer)"란 말이 그것이다.
소통이 어려운 '꼰대', 속시원한 일갈
어쨌거나, 요약하면 '꼰대'에 담긴 부정적 의미의 핵심은 '말이 안 통하는 것'이다. 여기엔 구체적으로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나와는 다른 경험'을 한 사람, 둘째는 그래서 이해와 공감을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그걸 일방적으로 옳다고 우기는 것이다.
이 같은 꼰대에 대한, 속시원한 일갈이 '라떼는 말이야'다. 말이 안 통하는 상대를 비꼬면서,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는 것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들 위주로 공감을 하며, 유행처럼 번졌다. 이를 인용해 지난 3월 방영된 삼성생명 CF는 유튜브 영상 조회수가 755만건을 기록했고, 이 이름을 딴 과자도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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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를 소개하는 웹페이지 '어반 딕셔너리'는 '오케이 부머'에 대해 "베이비 부머들의 바보 같은 얘기가 틀렸음을 설명하는 게 어려워, 그냥 무시하고 알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한국식 표현으로 하면 "네, 다음 꼰대(네다꼰)"이나 "네, 다음 틀딱(네다틀)" 정도가 되겠다.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태도"
하지만 '꼰대'를 경험한 이들은 "꼰대가 나이가 아니라 소통 방식과 태도"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이광수씨(31)는 "대학교 신입생 때, 3학년이 '야, 나 때는 안 이랬는데, 요즘 애들은 군기가 빠졌다. 살기 편하겠다'고 했던 게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가 아니란 얘기였다. 그러면서 이씨는 "오히려 그 때 50대였던 전공 담당 교수님은 누구보다 학생들 마음을 잘 이해해주던 사람이었다"고 했다.
주부 최모씨(45)는 "중학생이 된 아들이, '요즘 초딩들은'이란 말을 쓰는 걸 보고 우습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고 보면 꼰대는 특정 세대가 아니라, 다른 이들을 이해할 준비가 안 돼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 전문가는 "꼰대는 스스로의 경험만 중요시하고, 상대방 경험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라며 "일방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시작된다"고 조언했다.
정유희 작가는 '듣고 싶은 한마디, 따뜻한 말'이란 저서에서 "조언이나 충고를 해주고 싶을 때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그걸 좋아하는 사람이 없단 사실"이라고 했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상대방에게 먼저 조언하지 않는 게 좋고 △내 기준에서 옳은 답이 상대방에게 옳은 답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하며 △정답을 알려주기 보다 상대방 스스로 생각하게끔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