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한돌 꺾은 이세돌 "이기고도 허무"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9.12.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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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결과 의외...컴퓨터 고사양 아닌 듯"

이세돌 9단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이세돌 9단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도곡타워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쎈돌' 이세돌 9단이 18일 AI(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한돌'과의 은퇴 기념 대국 1국에서 승리를 거둔 뒤 한돌의 실력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 9단은 대국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국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이기고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기고도 허무하다. 저도 (이런 대국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승부는 의외로 일찍 갈렸다. 중계진에 따르면 중앙 싸움에서 한돌이 실수를 하면서 이 9단의 흑 78수가 묘수로 작용했다. 중앙 백 3점을 내준 한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승부를 포기했다.

이 9단은 "7월부터 공식 대국이 없었고 5개월 정도 쉬다가 10일 정도 바둑만 생각하고 하루에 잠자고 먹는 시간 빼고 연습했다"며 "연습하는 동안 두 점을 깔고 둬도 5대 5 승부가 안났다"며 토로했다. 승부수로 지목된 흑 78수에 대해선 "사실 너무나 당연한 수였다. 프로라면 누구나 그렇게 두는 수였다"며 "(한돌의 반응은) 좀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의 성능적 측면에서 고사양이 아니지 않았을까"라며 "승패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려 수락한 경기인만큼 그런 모습에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한돌을 개발한 NHN 측 관계자는 "프로기사를 상대로 한 테스트와 결과가 달라 당혹스럽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내일은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이날 낮 12시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대 한돌' 대국에서 92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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