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영국인들, 존슨에 승리 줬다… 트럼프도 환영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12.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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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보)英 보수당, 조기총선 '압승'… 브렉시트 눈앞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FP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AFP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행을 위해 '96년 만의 12월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대승을 거뒀다. 노동당의 텃밭에서까지 의석을 빼앗아왔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로 인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 싶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선거구 650곳 중 648곳의 의석 점유 정당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보수당이 총 363석을 차지해 이미 하원 과반(326석)을 넘겼다. 노동당이 203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48석, 자유민주당(LD)이 11석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67.2%로 잠정 집계됐다.



전일 영국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통상 5월에 총선을 실시하는 영국이 12월 총선을 실시한 것은 1923년 이후 96년 만이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헝의회(단독 과반 정당이 없는 의회) 탈피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보수당의 압승은 제 1야당인 노동당의 참패로 이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동당이 204석 전후의 의석수를 확보한다면 이는 1935년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총선 직전 노동당의 의석수는 243석이었다.



통상 노동당 텃밭이라 불린 곳에서도 보수당 의원들이 선출됐다. 달링턴, 세지필드, 블리스 밸리와 같은 곳이다. 참패 기록 후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구체적 시기는 거론하지 않았다.

보수당의 압승에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를 완수하자(Get brexit done)'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들이 나왔다. CNN은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 선거였다"며 "이번 결과는 유권자들이 나라가 불확실한 상황에 갇힌 것에 싫증을 내고 움직이길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빈 대표는 그의 브렉시트 계획이 모호한 반면 공공 지출 증가와 급진적 경제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인 억스브릿지 사우스 뤼슬립에서의 재선 확정 이후 "보수당 정부가 브렉시트 완수를 위해 강력하고 새로운 권한을 부여받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정부가 재집권하면 (브렉시트를 위한) 의회 입법을 통해 크리스마스 전에 신속히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는 내년 1월 31일로 실행 예정으로, 이후 전환 기간을 가진다. BBC는 오는 16일 소규모 개각이 있고, 브렉시트 이후인 2월에 주요 개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수당 승리 이후 파운드화는 2.62% 오른 1.3506달러에 거래되는 등 가치가 급등했다. 장중 2.7%까지 올라 일일 기준 2018년 5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보수당의 승리를 환영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국의 존슨 총리의 큰 승리에 대해 축하한다"며 "영국과 미국은 이제 거대한 새로운 무역 협상을 하기에 자유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SNP가 스코틀랜드 지역 59개 지역구 상당 부분(현재 48석)에서 승리해 또 하나의 이변으로 꼽힌다. 당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역구를 SNP에 내 준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는 사퇴를 선언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을 주장하는 SNP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당의 독립 국민투표 요구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가 비춰지고 있는 BBC 텔레비전 센터 건물/사진=로이터지난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가 비춰지고 있는 BBC 텔레비전 센터 건물/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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