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 마린 핀란드 신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했다/사진=로이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외신이 헤드라인에 나이와 성별을 강조해 보도했다. 앞서 41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나 47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비교적 젊은 리더가 탄생했을 때도 비슷했다.
핀란드는 18세 이상의 시민에게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동시에 부여한다. 15세부터는 법적으로 정당 선거에 참여하는 등 정치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선거기간 초·중·고교에서는 실제 후보들을 놓고 ‘모의 투표’를 실시한다. 또 대부분 지자체는 13~18세 사이의 청소년으로 구성되는 ‘젊은 의회’를 꾸려 이들 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한다.
마린 신임 총리는 2012년 27세 나이로 시의원에 선출됐고, 2015년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의회에 들어갔다. 지난 6월부터는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으로 일했다. 여당인 사회민주당과 중도당, 녹색당, 좌파연합, 국민당 등 5개 연립 정당의 당수 가운데 3명이 35세 미만이다. 2007년에도 36세 남성 총리를 배출하기도 했다.
핀란드가 채택한 100% 비례대표제 선거방식도 청년에게 정치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기존에 쌓아놓은 정치적 기반이 적거나 없어도 정당 득표에 따라 당선될 수 있다. 나이나 성별, 이력보다 정치적 신념과 정책 등 정치인으로서 ‘뭘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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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 마린 신임 총리와 핀란드 새 내각 19개 부처 중 13개 장관들/사진=로이터
1926년 핀란드 최초 여성 국회의원 19명이 탄생했고, 그중에서도 의원으로 38년을 지낸 상징적인 인물 미나 실란패 등장 이후 여성 정치 참여는 계속 증가했다. 2000년 타르냐 할로넨이 핀란드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야마다 킨고 일본 도카이 대학 북유럽학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핀란드는 남녀평등에 대한 의식이 널리 확립됐기 때문에 비례대표 ‘쿼터제’라는 제도적 도움 없이도 여성이 의석 50%가량 당선된다”고 설명했다.
마린 총리는 현지 언론 헬싱키사노마트에 “미디어는 나이와 성별을 부각하려 하지만 중요한 건 뭘 하느냐이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내 나이와 성별에 대해 결코 생각해본 적 없다”며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핀란드의 올해 투표율은 약 73%로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