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알스트 축제. <자료사진> © AFP=뉴스1
지난 봄 치러진 행사 퍼레이드에서 반(反)유대주의적인 요소가 노골적으로 형상화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쥐가 들끓는 곳에서 돈더미 위에 앉아있는 매부리코 유대인상이 논란의 중심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알스트시는 처음에 "반유대주의적인 의도가 없는 풍자"였다고 반박했지만, 이달 초 입장을 바꿔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축제의 세계 무형문화유산 지위를 박탈해달라'고 요청했다.
벨기에가 인종 관련 논란에 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사이 식민 지배하던 콩고 지역에서 벨기에 감독관들이 원주민들의 손목을 잘라 1000만~1500만명이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벨기에에선 아직까지도 얼굴에 검은칠을 하며 흑인을 흉내내는 축제와 퍼레이드가 열린다.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은 세계 곳곳의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유산 지정을 놓고 국가들끼리 갈등이 벌어지면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W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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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그 예로 일본 남부 도시 미나미규슈(南九州)가 2014년 제2차 세계대전 때 가미가제(神風) 조종사들이 쓴 유언장과 작별 편지들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하려 했을 당시 생긴 논란을 들었다.
당시 중국과 북한은 일본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미화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유네스코는 일본의 요청을 일부분만 받아들였다. 가미가제 조종사들의 기록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으나, 다만 다른 일본의 전시 문서들은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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