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흑인 점주가 돈 덜버는 이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2.12 07:10
글자크기
맥도날드 매장 로고. /AFPBBNews=뉴스1맥도날드 매장 로고. /AFPBBNews=뉴스1


미국 맥도날드에서 흑인 소유 매장과 백인 소유 매장 사이 수익성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흑인 점주 비율이 더욱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흑인 점주가 매출이 적고 비용이 많이 드는 매장을 운영하기 쉬운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인다.

9일(현지시간)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2007년 흑인 소유 맥도날드 매장은 미국 전체(2270개)의 13.4%에 달하는 304개였으나, 2017년 들어서는 전체(1781개)의 12.5%인 222개로 줄었다.



전미흑인소유맥도날드소유주협회(NBMOA)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흑인 점주 매장의 수익성(현금 흐름)은 전체 매장 평균보다 월 2만4591달러(약 2900만원) 적었다. 격차는 더욱 벌어져 2017년 6만581달러(약 7200만원), 올해는 6만8000달러(약 8100만원)까지 커졌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로 BI는 "흑인 점주들은 매출이 낮거나 치안 등 안전 비용이 더 높은 지역에 자리 잡은 매장을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보통 흑인 점주가 흑인·라틴계 지역 사회에서 점포를 운영하거나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지적도 인다. 전직 맥도날드 흑인 점주는 "흑인 점주들은 맥도날드 점주들 사이 인맥(old boys' network)에 끼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불리한 조건의 매장을 사들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매장을 열 때 맥도날드 본사보다 기존 점주들로부터 매장을 사들이는 경우가 많다. 맥도날드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이전(점주 간 매장 교환)은 1088건이 발생했으나, 맥도날드 본사가 점주에게 매장을 직접 열거나, 사들이거나 재배치한 경우는 240건에 불과했다.

상당수 백인 점주들은 서로 몇 세대를 걸쳐 사업적 관계를 쌓아온 데 비해, 흑인 점주들은 그들만큼 사업 재정 등이 안정적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들을 막 따라잡아야 한다. 기존 점주들간의 관계가 두터운 백인 점주들이 더 위치도 좋고 매출이 높은 매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점주들이 본사로부터 매장을 사들일 때도 마찬가지다. 맥도날드 본사는 점주의 재정적 자격요건, 거주지 등을 살펴보게 된다. 흑인 점주는 "재정 조건에 의존하는 맥도날드의 경향은 부유한 백인 점주들이 고매출 매장을 사들일 기회를 주게 되고, 이는 흑인 점주에겐 불리한 매장만 남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근 맥도날드의 고급화 전략을 취한 점도 흑인 점주에게 어려움을 더했다고 BI는 전했다.

2017년 맥도날드 본사는 키오스크와 모바일 주문 등을 도입한 '미래형 매장' 확충을 추진하면서 매장 한 곳당 최대 75만달러(약 9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전직 점주들에 따르면 "맥도날드 측이 비용의 55%를 부담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러한 비용은 소유 매장이 적거나 수익성이 적은 점주들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