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굴의 계절…해산물, 안전하게 즐기려면

머니투데이 양지영 부경대 식품공학과 교수(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장) 2019.12.10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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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굴의 계절…해산물, 안전하게 즐기려면


겨울철이 되면 싱싱한 굴을 새콤달콤한 초장에 찍어 먹고 싶어진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식재료로 수산물의 완전식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굴은 다른 조개류에 비해 아연, 철분, 구리, 칼슘, 셀레늄과 같은 다양한 무기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B1, B2, 니아신 등을 포함해 성장에 필요한 비타민까지 영양소가 많은 해산물이다. 또한 굴의 타우린 성분은 간 기능을 향상시키고 뇌 기능 활성화 및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알코올을 해독하는 작용이 뛰어나 피로해소에도 좋다. 굴에는 비교적 콜레스테롤이 많지만 타우린이 콜레스테롤을 낮추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영양가 높은 굴은 해산물을 날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인들이 익히지 않고 먹는 유일한 해산물이다. 굴은 겨울이 제철이다. 서양에서 굴은 패류독소 발생이 거의 없는 알파벳 R가 들어간 달인 9월에서 4월 사이에 먹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왔지만 겨울철에는 노로바이러스라는 식중독 발생을 조심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1968년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유발 바이러스로 처음 발견됐다. 인체의 장에서 번식하고 분변을 통해 지하수 또는 해수로 전파돼 패류 등에 오염을 일으킨 후 이를 섭취하면 식중독을 일으켜 설사, 구토, 복통 등 위장염을 유발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검출기준은 설정돼 있지 않다. 우리나라도 식품위생법에는 명문화되어 있지 않지만 별도의 표준화된 시험법을 고시해 운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겨울철 굴의 안전한 생산 및 공급을 위해 체계적인 위생관리계획을 수립해 유관기관과 함께 시행하고 있다. 우선 굴 생산해역을 중점관리지역과 일반구역으로 구분한 후 해역별로 차등 조사를 실시하고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관할 지자체와 수협에 통보해 즉각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어선·양식 어업인 등 어업경영주 및 종사자에 대해서는 패류생산해역 위생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홍보물 및 리플릿을 제작 배포하고 지자체는 ‘오염 제로 해역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수협은 해양오염행위 금지안내 문자를 주기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안전한 수산물 생산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패류 위생조사 외 중장기 관리방안을 수립했다. 첫째, 일반해역에 대해 패류 채취제한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일반해역의 패류 채취제한적용을 위해 2024년까지 매년 3억5000만원을 투입해 조사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며, 특히 강우량에 따른 해역별 맞춤형 패류 채취제한기준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굴 양식장 주변 하수처리시설의 지속적 확충을 위해 환경부와 협의해 2022년까지 하수처리율 71.5%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환경부, 지자체, 수협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육해상 오염원 관리에 철저를 기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은 수협에서 위탁 판매하는 굴이 노로바이러스 검출 또는 대장균 기준치를 초과한 해역에서 수확됐는지, 용도표시가 됐는지 확인하고 먹는 것이 좋다. 용도표시 스티커는 ‘생식용’과 ‘가열조리용’으로 표시해 제공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85℃ 이상 가열하면 사멸되므로 ‘가열조리용’ 제품의 경우에는 반드시 충분히 가열조리해 먹어야 한다.
 
굴은 잘 상하고 부패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서 보관해야 한다. 굴은 1% 정도의 소금물에 넣어 남은 껍질을 떼고 여러 번 씻어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굴은 바닷물과 함께 냉장보관하면 좋고 장기간 보관할 때는 굴에 소금을 살살 문지른 다음 흐르는 물에 씻어서 먹을 만큼씩 나누어 냉동보관한 후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 먹는 것도 사시사철 굴을 즐기는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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