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 마디에…세계은행 "중국에 대한 대출 줄였다"

뉴스1 제공 2019.12.0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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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부, 하원에 "세계은행 대중 대출 반대" 입장
中 "우리는 세계은행과 장기적 협력 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은행(WB)에 중국에 대한 대출을 중지하라고 촉구한 직후 세계은행이 대중(對中) 대출금을 실제로 많이 줄였다고 밝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왜 세계은행이 중국에 돈을 빌려주나? 이게 가능한가?"라며 "중국은 많은 돈을 갖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돈을) 발행한다. 멈춰라!"라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은 7일 성명을 통해 "중국에 대한 대출금은 급격히 줄여왔고 미국을 포함한 모든 주주들과의 합의에 따라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부유해지는 국가들에게는 대출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멀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트럼프 정부에서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을 지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앞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오기 하루 전, 세계은행은 이사회에서 오는 2025년 6월까지 중국에 저금리로 연간 10억~15억달러(약 1조2000억~1조7000억원) 규모 자금을 빌려주는 계획안을 채택했다. 세계은행은 이 대출 계획이 시장 개선과 재정 개혁을 위한 것이고, 녹색 성장을 지원하며 시민의 건강과 사회보장서비스 접근을 증가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세계은행은 내년 6월30일 마감하는 올 회계연도 중국에 13억달러(약 1조5500억원)를 대출해줬다. 이는 2년 전 24억달러(약 2조8500억원)에서 비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액수다. 중국은 그동안 세계은행을 통해 매년 10억달러 이상 대출을 받아왔다. 이전 5년 동안 연평균 대출 규모는 18억 달러(약 2조1400억원)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세계은행에 중국에 대한 대출을 중지해야 한다고 종종 촉구해왔다. 지난 5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미 하원에서 "미국은 세계은행이 중국에 다년간에 걸친 대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제공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반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장기적 협력 관점에서 세계은행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는 세계은행과 대출과 지식 공유에서 협력을 더 강화하고 싶고, 우리의 빈곤 완화 경험을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공유해 그들이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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