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 (출처=조선중앙TV) [email protected]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시한 안에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고강도 압박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2017년 서로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다고 위협하던 대결국면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의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와 달리 발사 직전 주입할 필요가 없어 정찰자산의 포착이 어렵고 이동식발사대(TEL)를 통해 은밀기동·선제타격이 가능하다.
이어 "액체보다 고체가 순간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력을 내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도 액체연료 과정을 상당 시간을 거쳐 고체연료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주요 미사일의 고체연료 전환을 지속 추진해왔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2·3형에 고체연료를 적용했고, 올해 5월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 방사포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도 고체연료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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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의 고체연료 적용은 북한의 숙원 사업이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2017년 11월 ICBM급 화성-15형(사거리 1만3000km) 발사 당시 액체연료 주입 등을 포착해 사전에 북한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국방과학원이 중대 시험을 운운한 것은 ICBM 고체연료 시험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새로운 길을 선택한다면 한 번도 시험하지 않은 화성-13형을 발사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개발순서에 따라 번호가 붙는다. 그런데 화성-13형은 2012년 열병식에서 모습만 공개된 이후 한 차례도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화성-14형은 2017년 7월에 두 차례, 화성 15형은 같은 해 11월 한 차례 발사됐다.
화성-13형은 2단 추진체인 화성-14·15형과 달리 3단으로 구성됐다. 미군은 2단형인 화성-15형에 대해 미국 본토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이 ‘비장의 카드’로서 성능을 개량한 화성-13형을 통해 미국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발 시점으로는 북한이 예고한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전후가 꼽힌다. 북한은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의 담화에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