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훈 대표(앞줄 가운데)가 어썸레이 맴버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제공=어썸레이
어썸레이의 공기청정기는 일반 스탠다드형과 달리 공조장치에 설치해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상업용 공기청정기다. 공조장치에 필터나 팬이 없어도 간단히 설치할 수 있어 창문이 없는 대형 건물의 미세먼지를 잡는데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코트라에서 어썸레이를 찾은 것은 마침 건물 전 층에 공기청정기를 발주해야하는데 일반 공기청정기로는 파티션(사무실 칸막이)으로 막힌 사무실의 공기정화가 쉽지 않아서였다. 기존 공조장치에 필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특히 이 경우 팬도 같이 설치해야 하는데 팬의 주기적 진동이 건물을 흔들 수도 있어 위험하다는 게 코트라 시설팀의 고민이었다.
어썸레이의 공기청정기는 극자외선(EUV) 방식이다. 극자외선을 활용해 먼지가 집진판에 붙게 해서 공기를 정화시킨다. 이 방식은 기존 전기집진방식과 비교해 에너지 소비는 30% 수준으로 낮춘 반면 공기정화 효율은 5배 이상 높다. 전기집진방식의 최대 단점 중 하나인 오존 배출도 없다. 특히 소형화된 모듈로 제작, 기존 공조장치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어 활용 편의성도 높다. 일정 기간 지나 공기청정기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는 일도 어썸레이가 수거해 대신 해준다.
김 대표는 “코트라에 납품할 제품은 시제품에 가깝다 보니 일반 공기청정기 3년 치 렌탈비용 수준에 맞춰 공급하기로 했다”며 “크기도 완제품은 크리넥스 크기의 모듈로 제작할 예정이나 코트라에는 건물 내 공조기에 맞춰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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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레이는 코트라를 시작으로 물류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대형 유통사와 대기업 건설사에서 먼저 요청이 들어와 협의 중이다. 김 대표는 “물류센터는 창문이 없는 거대한 건물인데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곳은 공기청정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하지만 기존 공기청정기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워 백화점 중 가장 먼저 도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했다.
반도체 공장은 먼지가 없어야 하는 대표적인 건물. 기본적으로 필터를 사용하는데 너무 자주 막히는 게 문제다. 특히 필터를 갈려면 라인을 멈춰야 하는데 한번 라인을 세울 때마다 손실이 너무 크다. 반도체 공장 관리를 맡은 대기업 건설사는 어썸레이의 공기청정기가 프리필터 역할을 해주면 필터 교체주기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이달 체결할 예정이다.
어썸레이는 김세훈 대표가 지난해 7월 설립한 첨단소재기술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인 김 대표는 삼성전자 산학장학생 출신으로 원래 삼성전자에서 근무해야 했지만 입사 전 전공과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에 받은 장학금도 반납하고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그가 보유한 원천기술은 ‘탄소나노튜브(CNT)’ 섬유소재다. 기존 CNT는 가루 형태인데다 탄소함량이 10% 수준이지만 그는 100%의 실(Fiber) 형태로 CNT 섬유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CNT를 기반으로 디지털 엑스레이튜브를 만들어 공기청정기를 개발했다. 디지털 엑스레이튜브는 공기청정기 외에 정수, 평형수, 살균에 적용할 수 있으며, 보안, 검사, 의료 등 엑스레이 장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어썸레이는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와 차세대 의료기기를 기획 중이다.
김 대표가 창업하자마자 가장 힘쓴 부분은 특허 등록이다. 그 결과 △CNT섬유 소재 △CNT섬유생산설비 2종 △CNT기반 엑스레이튜브 2종 등 국내 특허 5개 등록을 마쳤고, 현재 엑스레이장비 핵심기술 2종을 추가로 출원했다. 또한 미국, 대만과 국제 특허(PCT)도 출원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공기청정기 본격 생산을 위해 경기도 광주에 공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제조 인허가 과정 때문에 임대가 아닌 매입을 추진 중이며 이 때문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23년 목표로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어썸레이 공기정화장치 및 광이온화 모식도/사진제공=어썸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