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쓰는…'슈퍼 커패시터' 세계 1위 비나텍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11.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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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고출력 보조전원장치 '슈퍼 커패시터' 생산…내년 코스닥 이전상장 도전

비나텍이 생산하는 슈퍼 커패시터 제품. /사진=김사무엘 기자비나텍이 생산하는 슈퍼 커패시터 제품. /사진=김사무엘 기자


"세계 슈퍼 커패시터(초고용량 축전지) 시장의 성장으로 비나텍 (48,000원 ▼850 -1.74%)의 내년 매출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년에는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고 수소연료전지와 환경필터 등 신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지난 21일 전북 전주시 비나텍 본사에서 만난 홍성환 비나텍 이사는 회사의 외형 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커패시터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실적 증가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었다.



커패시터(축전지)란 순간적으로 전기를 모았다가 방출하는 전자 부품으로 순간적인 고출력이 필요하거나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사용된다.

비나텍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인 슈퍼 커패시터는 일반 커패시터보다 에너지 저장 용량이 100만배 이상 큰 제품이다. 커패시터의 용량을 나타내는 단위는 F(패럿)인데, 일반 커패시터는 보통 마이크로패럿(μF) 단위를 사용하지만 슈퍼 커패시터는 최소 1F(100만μF)부터 수천패럿 제품까지 다양하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1000F 이하 중형 슈퍼 커패시터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 중 비나텍의 점유율은 25~30% 정도로 가장 많다.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이사는 "3V(볼트)급 슈퍼 커패시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하고 국내특허 84건, 해외특허 11건을 출원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약 20년 동안 세계 시장에서 제품을 공급해 오면서 인지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나텍의 슈퍼 커패시터 대부분은 일반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원격으로 자동 검침할 수 있는 스마트미터기(AMR)에 이용된다.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원격 전송하기 위해선 순간적으로 강한 출력이 필요한데 이때 커패시터가 사용된다.


벤츠 자동차에도 비나텍 제품이 들어간다. 벤츠의 기능 중에는 사고 발생 이후 급작스런 에어백 작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를 막는 첨단 기능이 있는데, 이때 비나텍의 슈퍼 커패시터가 작동한다.

SSD(보조기억장치)의 백업전원용으로도 사용된다. 전력 공급이 갑자기 중돤됐을 때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도록 잠시 동안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슈퍼 커패시터다.

커패시터는 보조 전원장치로 필수적인 전자 부품은 아니지만 점차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Sullivan)에 따르면 2016년 14억달러 규모였던 슈퍼 커패시터 시장은 올해 2배 이상 늘어난 31억달러로 추산되고 2021년에는 4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24%씩 성장하는 시장이다.

실적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29억원,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1.2%, 272.72% 증가했다. 홍 이사는 올해 매출액은 430억, 내년은 목표 600억원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비나텍은 슈퍼 커패시터에 생산에 주력하면서 신사업으로 탄소소재를 이용한 수소연료전지와 환경필터 생산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 받으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 22일 기준 비나텍 주가는 1만8950원으로 지난해 말 9000원 보다 2배 이상 올랐다.

내년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유동성이 개선된다면 시장의 평가도 더 올라갈 것으로 분석된다. 홍 이사는 "코스닥 상장으로 200억~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공장 추가 투자로 생산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에 있는 비나텍 본사 전경. /사진=김사무엘 기자전북 전주시에 있는 비나텍 본사 전경. /사진=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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