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위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인터뷰,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위배"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9.11.2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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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까지 이번 사태 쇄신안 발표 요구···"KBS 측의 검찰 내통 의혹은 사실아냐"

지난 9월 진행된 KBS 취재진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산관리인(PB)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 간 인터뷰가 편향되게 보도됐다는 KBS 내부 결론이 내려졌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21일 KBS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KBS '뉴스9'의 김씨 인터뷰 보도 논란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KBS의 취재·보도 혁신방안을 담은 권고문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8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9월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KBS 측이 왜곡 보도를 하고, KBS 취재팀이 검찰에 인터뷰 정보를 흘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실 확인 등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전화와 청원이 쇄도해 KBS 시청자위가 심층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청자위는 9월 방송된 김씨 인터뷰 보도가 '인터뷰 대상자의 발언 취지와는 관계없이 프로그램이 기획의도에 맞는 부분만 발췌해 편집해서는 안 된다'는 'KBS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시청자위는 KBS가 검찰의 발표나 정보에만 의존했고, 사실관계 판단도 검찰의 확인 여부에 영향을 받았다고도 비판했다. 이는 현행 출입처 제도 탓으로, 검찰 의존적 관행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취재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취재·보도 관핸을 혁신하기 위해 사실 검증을 더 강화하고 사건을 인식하는 프레임을 기자 중심에서 시청자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시청자위는 'KBS 측이 검찰과 내통했고, 김씨를 겁박했다'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KBS가 김씨 인터뷰보도와 관련한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책임 있는 인사가 시청자 청원 등에 공개 답변하는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맥락과 상황을 시청자와 소통하라고도 권고했다. 내외부 의견을 참고해 내년 1월까지 이번 사태에 대한 쇄신안도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KBS 경영진을 대표해 시청자위에 참석한 정필모 부사장은 "김씨 보도를 둘러싼 논란 이후 KBS 저널리즘에 대해 뼈아픈 반성과 성찰을 했다"고 사과하며 "다음 달 초까지 취재·제작 혁신안과 신뢰회복조치 등 쇄신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도 "시청자 요구와 환경은 달라졌는데 KBS가 변화하지 못하고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기자들의 책임윤리를 높이고 뉴스의 설명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상시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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