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 도발로 돌아갈 수도"…최선희 "정상회담 흥미없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11.2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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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은 인위적"…최선희 "대북 적대정책 철회해야 핵 문제 다시 논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뉴스1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사진=뉴스1


미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올해말까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북한이 이후 과거의 '도발적 단계'(provocative steps)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비건 지명자의 북한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기 전까진 북미 정상회담에 흥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건 지명자는 20일(현지시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은 인위적인 기한"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도발 단계로 돌아간다면 이는 북한 입장에서 엄청난 실수이자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를 협상할 수 있는 창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은 없다"면서도 "북한이 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비건 지명자는 "그동안 대북특별대표로 일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며 "(국무부 부장관에) 인준된다면 이 같은 목표를 우리의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성취하기 위해 분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부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대북 협상대표로서 직무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비건 지명자는 "북한에서 나와 협상을 해야 할 인물은 최 부상"이라며 "현재까진 그가 의미있는 방식으로 협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 부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미국과 협상하자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모두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이어간다면 정상회담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흥미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부터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최 부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최 부상이 국제현안과 지역·양자관계 등과 관련한 전략적 대화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추가적인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협상을 끝냈다. 이후 두 정상은 6월30일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제3차 정상회담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북미는 하노이 제2차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인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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