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국내에서 돈 내고 보던 프랑스영화, 이젠 파리에서 무료로 국내영화 상영”

머니투데이 파리(프랑스)=김고금평 기자 2019.11.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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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9년만에 재개관한 주파리한국문화원 전해웅 원장…“문화 발신국의 위상 높일 것”

“40년 전 국내에서 돈 내고 보던 프랑스영화, 이젠 파리에서 무료로 국내영화 상영”


건물 매입비 및 공사비 등 총 840억원을 들여 20일(현지 시간) 재개관한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은 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3개소가 들어서 ‘파리 코리아센터’라는 이름을 달고 뻗어 나갈 유럽의 한류 전초기지다.

이 센터의 리딩 역할을 하는 전해웅 한국문화원장은 “39년 만에 다시 선보인 문화원은 달라진 한국의 국력이나 문화위상에 걸맞은 새 옷”이라며 “프랑스만의 문화원이 아닌, 유럽 전체 문화원의 중심 역할을 하며 문화 확산의 전초기지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파리 코리아센터는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 건물 전체를 사용해 한국문화체험관과 한식체험관(485㎡), 공연장(118석), 대규모 전시실(500㎡), 도서관(345㎡), 강의실(185㎡)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지난 2009년 아이돌 그룹 샤이니가 파리에서 공연하며 ‘신한류 1막’을 연지 꼭 10년째다.



진 원장은 “한류 시작 10주년, 내년 문화원 개원 40주년 등 의미있는 해에 맞춰 활동의 영역도 달라져야 한다”며 “3개 기관이 함께 모여있다는 점에서 예술, 관광 등 협업 시스템은 물론이고 게임, IT까지 포괄적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40주년을 맞아 취약한 한국 문화를 보강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할 계획입니다. 어떤 분들은 ‘한국엔 전통 예술만 있나?’라고 말씀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케이팝이 한국 문화의 전부라고 여겨 다양한 문화 소개를 통해 연령적으로 취약한 30, 40대 현지인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한 셈이에요. 점심 이후나 퇴근 전 즐길 문화행사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겁니다.”

파리 현지의 한류 열풍은 ‘지속 성장’ 중이다. 프랑스한국교육원의 한국어 학과 정원은 150명이지만 지원자는 많게는 2000명에 이를 정도로 문전성시다. 20년 전 7개였던 한식당은 140개로 늘었다. 한국 영화 상영이 밤마다 이어지는 지방 축제도 있다. 아르데슈란 지역에서 매년 7월 열리는 ‘숲에서의 독서’(lecture under the tree)는 현지인이 자발적으로 만든 ‘한류 상품’이다.


현지 한류문화협회가 한국문화원과 함께 파리에서 시작한 ‘드라마 파티’는 올해 4개 지역으로 늘어 한국 최신 영화와 드라마를 즐긴다.

39년 만에 재개관한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진해웅 원장.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br>
39년 만에 재개관한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진해웅 원장.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70년대 말,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우리는 200원을 내고 프랑스영화를 봤어요. 하지만 40년 만에 우리는 재개관한 ‘코리아 센터’에서 현지인을 무료로 초대해 한국 영화를 보여줍니다. 우리의 문화 위상이 이렇게 달라졌어요.”

진 원장은 198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일한 뒤 지난 7월 파리 문화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클래식을 전문적으로 다뤘던 내 경험을 이 센터에 투영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잘하는 쪽으로 휘어지기보다 대중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에 더 다가가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파리 코리아센터’가 한류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개방과 협력, 융합의 자세로 나아갈 생각입니다. 문화 발신국으로서 보편성을 획득하는 데 주력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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