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 대치하는 홍콩 이공대…안타까운 사연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1.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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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명 투항·체포, 60명이상 남아
일부는 하수구·밧줄 등으로 탈출
부모 "아이들 공포에 질려 못나와"

(홍콩=뉴스1) 이재명 기자 =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탈출을 시도한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2019.11.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홍콩=뉴스1) 이재명 기자 =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탈출을 시도한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2019.11.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콩 시위대가 '마지막 보루'인 홍콩 이공대를 두고 경찰과 4일째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안타까운 장면이 속속 연출됐다. 일부 시위대는 하수구·다리 난간을 통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데 이어, 자녀를 찾기 위해 현장에 나온 부모들의 모습도 목격됐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현재 홍콩 이공대에 60~100여 명의 시위대가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완강한 저항에 18일부터 작전을 '체포'에서 '봉쇄'로 바꾼 상태다.



시위대의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홍콩경찰은 투항자에게는 다소 관대한 처벌을 하겠지만 끝까지 저항한다면 폭동 혐의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해진다.

홍콩 시위대가 홍콩 이공대를 탈출하기 위해 다리 난간에 밧줄을 매달아 내려가고 있다. /사진=SCMP 영상 캡쳐홍콩 시위대가 홍콩 이공대를 탈출하기 위해 다리 난간에 밧줄을 매달아 내려가고 있다. /사진=SCMP 영상 캡쳐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봉쇄를 뚫기 위해 밧줄이나 하수구를 통해 탈출을 감행했다. 이들은 18일 밤 11시쯤 학교 건물 옆 육교 난간에 밧줄을 묶어 내려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고속도로를 통해 현장을 빠져나갔다. 일부는 19일 새벽 캠퍼스 내 하수도를 통해 탈출을 시도했다.



홍콩 시위대가 홍콩 이공대 캠퍼스 내 하수구를 통해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사진=AFP홍콩 시위대가 홍콩 이공대 캠퍼스 내 하수구를 통해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사진=AFP
그러나 대다수는 탈출에 실패하거나 경찰에 투항했다. SCMP에 따르면 19일 밤까지 800명의 시위대가 백기 투항했으며, 이중 300명이 18세 이하 미성년자였다. 또 다른 500명은 경찰과 대치하거나 탈출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탈출을 시도한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2019.1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19일 오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탈출을 시도한 시위 참여 학생이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2019.1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20대 학생이나 미성년자가 대다수인 시위대를 찾기 위해 나타난 부모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은 홍콩 이공대 앞에 모여 시위대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시위대 중 한 명의 어머니라고 밝힌 여성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현재 상황에 대처하기에 너무 어리다"며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도 모르고, 섣불리 밖에 나왔다가 경찰에게 맞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있다"고 호소했다.

홍콩 이공대 앞에서 시위대의 부모가 시위대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사진=SCMP 영상 캡쳐홍콩 이공대 앞에서 시위대의 부모가 시위대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사진=SCMP 영상 캡쳐
20살 아들이 아직 이공대 안에 있다고 전한 다른 부모는 "부모로서 상당한 무력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홍콩대 4학년 학생의 어머니라고 밝힌 한 여성은 "아들이 여자친구와 함께 갇혀 있다. 아들은 빠져나오고 싶어 하지만 정부가 폭도로 몰아갈까 봐 두려워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9일 "경찰에게 인도적인 방식으로 시위대를 다루라고 지시했다"며 "시위대가 평화적으로 나온다면 폭력이 일어날 상황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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