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 떼려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19.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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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 잃으면 성장·IPO 모두 힘들다는 판단… 중국 기업 이미지 탈피 노력

중국 상하이에서 틱톡 로고가 그려진 전광판 앞으로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사진=AFP중국 상하이에서 틱톡 로고가 그려진 전광판 앞으로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사진=AFP


중국 동영상 콘텐츠 스타트업 ‘틱톡’이 ‘메이드 인 차이나’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틱톡이 중국 정부 통제 아래 놓여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등의 의혹과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이 최근 회의를 통해 회사 브랜드를 쇄신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틱톡이 앱에 노출되는 중국 콘텐츠를 줄이고, 중국 정부와 거리를 두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투자자들이 내년 예상되는 기업공개(IPO) 성공을 위해서는 틱톡이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거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직 바이트댄스 임원은 WSJ에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전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미국이 바이트댄스와 틱톡의 자국 내 사업을 중단시키면, 이는 일본과 인도 등 틱톡 보안에 의문을 표한 다른 국가들까지 미국을 따라갈 수 있다는 우려다.

애플 아이폰에 깔려 있는 틱톡 앱/사진=AFP애플 아이폰에 깔려 있는 틱톡 앱/사진=AFP
최근 틱톡은 중국 화웨이처럼 보안상 우려로 미국 등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됐다. 미 의회는 바이트댄스테크놀로지가 미국 앱 뮤지컬리(Musical.ly)를 약 10억 달러(1조2000억 원)에 인수하는 과정에 국가안보상 위험 요소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조사에 착수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지난달 9일 틱톡이 중국 당정의 정치적 검열에 활용되고 있고, 국가안보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며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바이트댄스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라이언 매카시 육군부 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틱톡을 포함한 중국의 소셜미디어를 신병 모집에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에 바이트댄스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우리에게 미국 틱톡 사용자 데이터 접근권을 달라고 요청한 적 없다”며 “요청이 오더라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바이트댄스가 중국에서 설립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틱톡 앱은 중국에서 운영되지 않으며 앞으로 틱톡이 실제 많이 쓰이는 곳으로 주요 시장과 팀을 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홍콩에서 반중국 시위가 한창이던 6월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포함한 모든 자사 앱에서 홍콩시위 관련 콘텐츠를 제한했다는 의혹을 샀다. WSJ는 익명의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실제 콘텐츠 제한 정책을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뿌리를 털어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어쨌든) 틱톡은 중국 회사”라고 덧붙였다.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짧은 동영상 공유 앱이다. 전문가들은 틱톡이 내년 말 홍콩 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가치는 약 750억 달러(75조 원)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국인 약 1억 명 이상이 틱톡 앱을 다운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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