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식료품지출 '줄고' 보건지출 '늘었다'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9.11.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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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硏 "저출산에 교육비 비중도 감소…2009년 13.8%→2018년 7.2%"

저출산·고령화에…식료품지출 '줄고' 보건지출 '늘었다'


1인 가구의 급증으로 전체 지출에서 식료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 감소로 교육비 비중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면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보건·의료 관련 지출 증가세가 눈에 띈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공공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우리나라 인구 평균 연령은 9.4세 높아졌다. 1998년 32.3세였던 게 2018년 41.7세로 높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4.3%로, 유소년 인구 비중(12.8%)을 넘어섰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1970년 출생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만혼과 비혼 인구도 늘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세, 여성 30세로 1990년 대비 각각 5세씩 높아졌다. 가구 구조에선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28.6%를 차지했고, 이어 2인 가구(26.7%), 3인 가구(21.2%), 4인 가구(17.7%) 등의 순이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라 소비 패턴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우선 가구소비 지출에서 식료품 지출(비주류 음류 포함) 비율이 1990년 26.6%에서 2018년 14.0%로 감소했다. 특히 20~30대 가구의 감소폭이 27.3%에서 10.5%로 가장 컸다.

외식과 숙박 관련 지출 비중은 같은 기간 8.2%에서 2018년 14.0%로 증가했다. 교통비 비중도 7.9%에서 13.3%로 늘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평균 가구원수 감소 등에 따른 영향이다.

저출산과 만혼, 비혼 인구가 많아지면서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교육비 비중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교육 증가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던 교육비 지출 비중은 2009년 13.8%로 정점을 찍더니 2018년 7.2%까지 감소했다.


반면 고령 인구 급증으로 보건 관련 지출 비중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높아졌다. 특히 60대 이상의 보건 관련 지출 비중이 7.1%에서 11.3%로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의류 관련 지출 비중은 1990년 9.8%에서 2018년 6.1%로 감소했는데, 특히 50대(10.3%→6.2%)와 60대(10.2%→5.6%) 가구의 의류 소비 비중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60~70대 인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전체 소비 지출에서 의료·보건 관련 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가계지출에서 세금과 공적연금 등 비소비 분야 지출 비중은 1990년 19.5%에서 2018년 23.9%로 높아졌다. 특히 근로자 가구주 가구의 경우 21.0%에서 25.7%로 증가했다. 자영업자 가구주 가구는 16.6%에서 20.5%로 근로자 가구주 가구보다 낮은 증가폭을 보였다.

한편 자영업자와 근로자 간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 종사자별 월평균 경상소득 변화 추이 분석 결과, 1990년에는 자영업자 가구와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각각 89만2000원과 90만2000원으로 비슷했다. 그러나 2019년 2분기에는 자영업자 가구 월 390만원과 근로자 가구 월 535만원으로 격차가 145만원까지 벌어졌다.

월 소비 지출도 과거에는 자영업자 가구가 근로자 가구보다 소비지출 규모가 컸지만, 2000년 이후 역전돼 2018년에는 각각 229만원, 283만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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