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집단발병' 전북 장점마을, 원인은 비료공장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2019.11.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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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암 발병률 2~25배 높아...환경부 "사후관리 최선"

환경부가 건강영향조사를 수행한 지역/사진=환경부환경부가 건강영향조사를 수행한 지역/사진=환경부


전북 익산의 한 마을에서 주민 22명이 집단으로 암에 걸린 것이 인근 비료공장이 배출한 유해물질 때문이라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14일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장점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장점마을 주민이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인 '금강농산' 관련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환경보건위원회가 청원을 수용하면서 추진됐다. 지난 2001년 비료공장 설립 후 2017년 12월 31일까지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14명이 숨지면서 건강영향조사 청원이 이뤄졌다.

연구진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노출평가, 주민건강영향평가 결과를 종합 분석해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의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금강농산은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담뱃잎찌꺼기)을 불법으로 유기질 비료 생산 공정인 건조 공정에 사용했다. 건조 과정 중 배출된 발암물질 담배특이니트로사민,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대기 중으로 비산돼 장점마을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장점마을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2~25배 높았다. 주요 암종의 표준화 암발생비는 모든 암에서 남녀 전체 2.05배, 기타 피부암에서 여자 25.4배 및 남녀 전체 21.14배, 담낭 및 담도암에서 남자 16.01배 등이었다.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 주민이 거주했던 기간이 길수록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의 발생률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라며 "앞으로 환경부는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관찰,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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